이혜훈 신임 대표는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보수진영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보수가 희생정신이 좀 부족하다. 희생하면서, 헌신하면서 정말 건강한 중도 보수가 돼야 한다"며 "극우보수나 극좌는 우리사회에 맞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큰일났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정권과는 차별화 된 보수 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안보문제와 관련해 "(햇볕정책이나 대북 강경제재가 아닌) 제 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남북문제는 제 3, 제 4의 길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표도 "보수 중에 늘 중도보수를 가셨잖느냐"며 "예전에 끌어오셨던 그 인재들이 대부분 바른정당에 와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이 어떤 길로 나가야 할 지 정말 귀중한,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언급된 '중도 보수 노선'은 이날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도 강조됐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의원전체회의에서 "6.29 선언 30주년을 맞아 반민주 낡은 보수인 한국당과 전면전 선언한다"고 운을 뗐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30년 간 한국당은 6.29를 '속이고 선언'으로 만들어왔다"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색깔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당은 극우 정당, 바른정당은 중도 우파 정당이다"라며 "반민주와 민주가 하나 될 수 없다. 바른정당은 극우 반민주 한국당을 밀어내고 보수의 새로운 중심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6.29 선언의 뜻을 재조명 하는 당 차원의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6.29 선언은 민주화의 진정한 시발점"이라며 "최근 군부 독재 세력의 흔적과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당을 벗어나서 새로운, 진정한 민주세력이자 보수세력으로 바른정당이 출발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