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류현진(30·LA 다저스)이 올해 5이닝까지 실점없이 마운드에서 버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시즌 가장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 있었던 류현진이 결국 홈런 한방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은 6회말 에인절스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결승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강판된 류현진은 시즌 4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0-2로 뒤진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다저스가 9회초 극적인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4회말 시몬스의 강습 타구에 왼 발등을 맞는 돌발 악재를 제외하면 5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없이 순항했다.
1,2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제프리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연거푸 아웃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4회말에는 2사 후 유넬 에스코바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어 시몬스가 때린 타구에 발등을 맞는 불운을 겪었다. 류현진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해 우려를 샀지만 컨디션을 점검한 뒤 투구를 재개, 5회말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6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콜 칼훈에게 오른쪽 방면 2루타를 얻어맞았다. 주요 레퍼토리인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와 적절히 섞어 던져 효과를 봤던 커브가 높게 제구됐고 칼훈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간판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으로 빠진 에인절스 타선의 중심 앨버트 푸홀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에스코바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불을 끄는듯 했다.
하지만 시몬스를 상대로 던진 커브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향했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커브에 타격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했지만 시몬스는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방망이를 돌려 좌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류현진의 시즌 15번째 피홈런. 류현진은 2013년 총 192이닝동안 15개의 홈런을 내줬지만 올해에는 72⅔이닝만에 15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피홈런 줄이기는 올시즌 류현진이 계속 안고 가야 할 과제다.
홈런을 맞은 뒤 류현진은 급격히 흔들렸다.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만루 위기가 계속됐으나 벤 르비어가 때린 오른쪽 안타성 타구를 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호수비로 막아내 류현진은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극심한 제구 난조를 겪은 에인절스 선발 알렉스 마이어 공략에 실패한 다저스 타선의 반격은 극적이었다. 8회초 트라이스 톰슨이 시즌 첫 안타를 솔로포로 장식했다. 패색이 짙었던 9회초 2사에서는 야스마니 그랜달이 짜릿한 동점 솔로포를 때렸다.
2-2 동점이 되면서 류현진은 패전 위기를 넘겼다. 시즌 전적은 3승6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은 4.30에서 4.21로 낮아졌다.
경기는 에인절스의 3-2 승리로 끝났다.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다저스는 9회말 자멸했다. 에인절스는 1사 후 실책 2개와 폭투, 포일에 편승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