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은 커녕 언플하는 국민의당, 꼬리자르기에만 관심

피의자 문자 공개하며 책임 떠넘기기 급급…안철수는 여전히 침묵

(사진=자료사진)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당원 개인이 저지른 단독 범죄라는 점에 치중하면서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 사과하는데 그쳤을 뿐, 내부적으로 자성하거나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보다는 당원 한 명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이다.

◇ 피의자들 문자 공개하며 언론플레이, 제보 종용 정황 드러나 '역풍'

대선 당시에 문준용 관련 의혹을 총괄한 공명선거추진단장 이용주 의원은 지난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유미 당원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카카오톡을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검찰에 구금돼 있는 이유미씨의 동의를 따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간 사적 대화 공개를 감행한 것이다.

이용주 의원은 카톡의 일부 대화를 바탕으로 이준서 전 위원도 조작 사실을 몰랐으며,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에 불과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카톡에는 이 전 위원이 제대로 제보자 신원 확인을 거치지 않고 이씨에게 급하게 제보를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카카오톡 캡쳐 화면을 조작한 이씨는 이 전 위원의 압박에 음성 파일을 두차례 보내는 등 보다 대범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 전 위원은 제보자의 성별도 모를 정도로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고, 이씨의 말만 믿고 의혹이 기사화 되는데에만 신경썼다.

검찰 출신들이 포진해 있는 공명선거추진단에서도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씨가 보낸 카톡 캡쳐와 음성은 그대로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됐다. 일개 30대 당원 두 사람간에 오간 몇개의 파일로 대선 막판에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엄청난 네거티브를 한 셈이다.


◇ 서로 관련성 부인하는데 급급, 입장표명 요구에도 안철수는 침묵중

사건이 불거진 후에 당의 태도는 더욱 가관이다.

검찰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용주 의원을 비롯해 당시 관계자들은 "나는 제대로 보고를 못받았다"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주장을 언론에 공표하고 있다.

차분하게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는 당의 말과는 달리 사건 책임 당사자가 언론 앞에 적극 나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중에 "개인적으로는 이유미씨가 어딘가에서 실제로 제보받은 내용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있다"며 확인되지 않는 추측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현직 당 지도부의 태도도 미적지근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 유구무언"이라고 사과하면서도 "정치공세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을 향해 '꼬리자르기' 등의 의혹이 불거지는 것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방어적 자세를 취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박지원 전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특검' 도입 제안에 대해서도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당 초선 의원은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특검' 얘기를 꺼낼 때냐"며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 와중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여전히 침묵중이다.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안 전 후보에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몇몇 의원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며 입을 다물고 있다. 보다못한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은 안 전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이유미씨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 등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입장 발표 여부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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