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이날 진행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김 전 실장은 특검이 "아까 잘못했다고 증언했는데 뭘 구체적으로 잘못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이에앞서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잘못 모신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진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됐는데 비서실장이 잘못 보좌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기때문에 정치적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또 "문화 예술인 지원배제에 대해 전혀 잘못을 느끼지 못하냐"는 추궁에 "이 사건에 대해 형법상 책임이 있냐고 물으니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아래로 떠넘겼다.
김 전 실장은 "제가 직접 직무를 집행했지만 알지도 못하고 문화예술지원에서 배제된 분이 있다. 문체부가 원칙을 가지고 배제를 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무자들이 이름을 넣고 빼고 해서 안타깝다"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또 "정부 보조금은 한정돼 있는데 신청자가 많고 누군가는 배제될 수 밖에 없는데 (문체부) 말단직원이 자기 기준으로 삭감한게 범죄냐"고 항변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며 발뺌을 했으나 "심장이 좋지 않느냐"는 변호인 질문이 나오자 울먹이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구치소에서)매일매일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 그런 생각으로 살고 있고 매일 아침마다 살아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 (나의) 소망은 옥사 안하고 밖에 나가서 죽었으면 하는게 소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