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제주 아라점은 지난 23일부터 '영사기가 고장났다'며 영화관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영화관 측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메가박스 제주 아라점을 찾아주시는 고객님께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현재 지점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영화 상영을 중지하고 있다"는 공지를 올리고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상영 중단에 영화관을 찾은 도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영사기 고장'이라는 메가박스의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화관 사주의 아들 문제로 직원들이 전원 퇴사하며 상영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가박스 제주 아라점의 이사와 매니저, 바이저 등 직원 6명은 지난 22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직원 A씨는 "사주의 아들이 지난 2월부터 바이저(말단 직원)로 입사하며 직원들과의 갈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A씨는 "사주 아들이 출근도 멋대로 하고 연락도 안하다 어느 순간 나오는, 이런 행태를 반복했다"며 "사장 행세를 하고 직원들에게도 멋대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것보다 사람한테 시달리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서 다함께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너무 힘들어 지난 5일 다 같이 사표를 제출했었다. 회사에서 인수인계를 받으러 온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새로온 직원들이 인수인계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22일에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C씨는 "이사 아들이 바이저로 일반절차를 밟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한 번은 팝콘 만드는 업무를 보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나중에 따로 저를 불러서 '네가 나가는 게 빠르겠냐, 내가 나가는 게 빠르겠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C씨는 또 "일반 직원들은 2교대 근무다. 아침 8시~오후 6시, 오후 6시~새벽3시"라며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사주)가 출퇴근 시간을 정해서 근무를 시켰다"고 말했다.
상영이 중단된 날 일부 직원들은 아르바이트생 4명과 함께 예매 고객들의 환불을 처리했다.
죄 없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손님들의 항의를 맨 몸으로 받아내야 했고, 회사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제주시내 유명 안과의 부인으로, 이 회사 지분을 55%가량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사 김씨는 "직원 갈등이 아니라 영사기 고장이 원인"이라며 "아들문제는 사실 무근이고 아들에게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해서 아들에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 메가박스 본사 직원 내려와 진상 파악
취재진은 지난 27일 오후 입장을 듣기 위해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을 방문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답변을 모두 거부했다.
당시 현장에는 메가박스 본사 직원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내려와 있었다. 해당 직원 또한 이사 김씨를 만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 본사 관계자는 "지난 26일 밤 급하게 본사 직원이 제주로 내려갔다"며 "직원이 내려간 건 최대한 빠르게 운영 재개를 위해 도와주러 간 개념"이라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 문제에 대해서는 "회원사 아르바이트생은 건물주가 직접 관리하는 부분"이라며 "우리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상호간의 이야기를 듣고 중재하는 정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직원 관리문제 등은 제주 아라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은 오는 29일부터 재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