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일교 대북 사업 자금 1조 원 '일본 통일교 자금'?…"日 자민당 우익 뒷배"

과거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대북 사업 자금 중 일부가 일본 통일교에서 조달된 사실이 확인됐다. CBS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987년부터 30년 동안 일본 통일교 신자들의 헌금 피해 신고 액이 1182억 5천 8백만 엔이고, 이 가운데 통일교가 활발하게 대북사업을 펼쳤던 1989년부터 1994년 사이에 발생한 피해 신고 액이 374억 9천 3백만 엔으로 전체 피해액의 1/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교 대북 사업 자금 출처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편집자 주]


지난 1991년 통일교 문선명 총재 부부와 김일성 주석. (사진=자료사진)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실험 발사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일교 대북 사업 자금의 천문학적 자금이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CBS가 입수한 일본 변호사연합회의 <일본인 통일교 신자들의 피해신고 실태> 자료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통일교 신자들의 헌금 피해 신고금액은 1182억 5천 8백만 엔(한화 약 1조 2천 50억원)에 달하고, 피해 신고 접수만 3만 3천 9백여 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피해 신고 금액은 12,779건 374억 엔으로 전체 피해 신고 금액의 30%를 넘는다.

일본 통일교 신자들은 주로 통일교의 영감상법(Spiritual Sales)에 의해 물품 구입을 요구 받았고, 상담 금액이 대북 사업 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감상법은 통일교 신자가 조상의 인연이나 개인의 운세를 바꾸기 위해 영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인감, 항아리, 다보탑과 같은 고액 상품을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3만 1천 9백여 건의 피해 건수 가운데 도장 구입이 4,174건, 구슬·염주 구입이 2,022건, 대리석 항아리 1,984건, 인삼농축액 2,181건, 다보탑 474건, 불상 116건 등이 포함됐다.

일본변호사연합회의 <일본 통일교 신자 헌금 피해 실태 조사> 자료.
통일교는 계열사들의 자금난에도 1990년대 초반 대북사업을 위한 아시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방북과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미 국방부 정보국 보고서는 지난 1994년에 “통일교 창설자 문선명 씨가 1991년도에 4,500억엔을 북한에 기부했고, 1993년에 3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프레이저 보고서>는 “문선명 조직의 자금 출처는 통일교 기업에서 발생한 수익이고 비영리법인과 미국 외 해외에서 유입된 자금들과 알려지지 않은 출처들에서 조달됐다”고 명시했다.

故 문선명 총재가 남북 통일 실현을 위해 일본 통일교 신자들에게 자금을 모으라고 지시한 기록도 발견했다.

다음은 통일교 문선명선생말씀편찬위원회가 펴낸 <선집> 제242권의 일부 내용이다.

"남북통일을 하고 조국통일을 위해섭니다. 통일된 조국을 형성하기 위한 취지에서 저금 통장을 내놓아도 괜찮구다구요. 일본 멤버들, 알겠어요? 지금부터 일본에 돌아가서 그렇게 전하라구요. (중략) 이것을 하지 못하면 후세들에게 그것이 계속 된다구요. 그러면 일본 전체가 걸리는 것입니다. 경제문제는 한국에 책임이 없습니다. 이번에 돌아가는 일본 멤버들은 특별 강구책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321명 여기에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은 그 소속 멤버를 절대적으로 책임지고 그것을 분배해서 모금하게끔 명령하라구요."

수년 동안 통일교 대북 사업을 연구해온 A씨는 일본 통일교의 대북 자금 모금은 일본 정치권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신고된 피해액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일본 통일교가 천문학적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자민당 우익정권을 등에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사사가 루이치나 기스 노부스케 같은 우익 정치인들은 통일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통일교 신도들은 문선명 총재를 미륵불로 믿고 있다. 사진은 통일부 내부 교육자료 일부.
30년동안 통일교에 몸담았던 B씨는 일본 통일교 신자들의 피해가 큰 이유로 문선명을 중심으로 한 메시아주의와 지상천국 실현을 강조하는 통일교 교리에 심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B씨는 "통일교는 한국을 아담 국가로 부르고, 일본은 해와(하와) 국가, 미국은 천사장 국가로 가르쳤다"면서 "해와가 아담을 타락시켰기 때문에 해와 국가인 일본이 한국을 위해 희생 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교리로 물질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통일교 2대 교주인 한학자 총재는 지난 1991년 9월 <일본 통일교회 전국신도대회 특별강연>에서 "신부로서 해와의 사명은 제물 된 입장에서 신랑을 잘 맞이하는 데 있다.(중략) 자신의 모든 물질과 소유도 신랑에게 바쳐야 한다. 그래서 아버님(문선명)은 세계복귀의 경제적 책임과 헌신을 여러분에게 당부하셨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일본 통일교는 공식적인 경로로 북한에 대북자금을 송금하지 않는다"며, "일본 통일교는 해외선교의 명목으로 해외로 송금한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단 전문가들은 "통일교는 종교와 기업이 결합된 일종의 '종산복합체'로서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대북 사업을 추진해 온 적폐 세력으로 볼수 있다"며, "정치권이 통일교를 앞세워 대북 정책을 풀어나가는 우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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