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비리 담은 가르시아 리포트 공개…카타르 WC 흔들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비리 의혹에 휩싸인 국제축구연맹(FIFA)이 가르시아 리포트를 전격 공개했다.

독일 빌트는 지난 27일 FIFA 윤리위원장이었던 미국 변호사 마이클 가르시아가 2014년에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과 관련한 뇌물, 비리 의혹을 조사해 작성한 보고서 원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른바 가르시아 리포트다.


빌트가 일부 공개한 가르시아 리포트에는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비리들이 적혀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확정된 뒤 FIFA 직원의 10세 딸 계좌에 200만 달러(약 23억원)가 입금됐고, 집행위원 3명은 개최지 선정 투표 전 카타르 축구연맹 전용기로 브라질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

가르시아는 2014년 비리 연루자 75명의 인터뷰와 20만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가 포함된 422쪽 짜리 보고서를 FIFA에 제출했다. 하지만 FIFA는 가르시아 리포트를 단 40쪽으로 압축해 공개하면서 '비리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결국 가르시아는 FIFA 윤리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제프 블래터 회장은 5선 선거를 앞둔 시기였다. 가르시아 리포트를 축소 발표한 이유다. 블래터 회장은 2015년 5월 5선에 성공했지만, 여러 비리로 생긴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나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이 FIFA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빌트에서 가르시아 리포트 원본을 입수해 보도했고, 벼랑 끝에 몰린 FIFA도 "증거는 없다"면서 28일 보고서 원본을 공개했다.

가르시아 리포트에는 카타르가 2020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펼친 부적절한 행동들이 나열됐다. 개최지 선정 투표 전 브라질로 날아간 집행위원들이 카타르 국왕을 만난 사실, 카타르 정부가 집행위원과 그들의 국가와 관련된 투자 사업 등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 등이 적혀있다.

가르시아는 카타르가 뜨거운 날씨에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 시기를 11~12월로 미루자는 의견이 제시될 정도로 더운 나라다.

가르시아 리포트에 따르면 당시 FIFA 의료위원장이자 투표권이 있는 미셸 두게의 아들이 개최지 선정 이후 카타르 도하 병원에 취직했다. 두게는 카타르의 폭염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2020년 카타르 월드컵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이 달린 경기장을 대책으로 내세웠고, 11~12월 겨울 월드컵도 제안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다. FIFA가 가르시아 리포트를 공개하면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다.

한편 가르시아 리포트에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했던 한국, 일본, 잉글랜드, 미국 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2018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잉글랜드는 태국 집행위원을 잡기 위해 태국과 친선경기를 추진했고,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도전한 일본은 10만엔 상당의 선물을 집행위원들에게 돌렸다는 의혹이 담겨있다.

한국은 2010년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 7억7700만 달러(약 8900억원)의 '글로벌 축구기금'을 조성하겠가는 서한을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사실이 적혀있다. 정몽준 회장은 이 사건으로 FIFA로부터 6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지난 4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FIFA를 제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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