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0.09초 앞당긴' 김국영의 매서운 질주

김국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국영(26, 광주광역시청)의 질주가 매섭다.

김국영은 한국 단거리 간판이다. 2010년 10월7일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초31을 기록, 1979년 세워진 서말구의 31년 묵은 100m 한국 기록 10초34를 갈아치우며 등장했다. 같은 대회 준결승에서 10초23까지 기록을 단축시켰다.

적수는 없었다. 오롯이 자신과 싸움이었다. 훈련 때 10초1대로 뛰기도 했지만, 다시 한국신기록을 세우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2015년 7월9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10초16으로 새 한국 기록을 쓰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후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자신의 기록에도 못 미쳤다.


김국영은 176cm로 단거리 선수로는 단신이다. 우사인 볼트(195cm)를 비롯해 대다수 100m 선수들이 180cm를 훌쩍 넘는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일단 주폭을 넓혔다. 대신 손발이 움직이는 스피드는 예전과 같이 유지했다. 110m 허들 간판 박태경(37, 광주광역시청) 플레잉코치와 함께 지면을 세게 밟은 뒤 탄력으로 가속하는 주법으로 변화를 줬다. 또 400m 훈련을 통해 키운 근지구력을 스피드로 바꿨다.

장점인 스타트에 주법 변화로 확실히 속도가 붙었다. 무엇보다 막판 스퍼트가 좋아지면서 기록이 단축됐다.

먼저 25일 전국육상경기대회 준결승에서 10초13의 새로운 기록을 썼다. 결승에서는 10초07로 기록을 확 앞당겼지만, 뒷바람이 초속 3.6m(2.0m 이하 기록 인정)로 분 탓에 기록을 인정 받지 못했다.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10초12)에 0.01초 모자란 상황.

하지만 김국영은 "코리아오픈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 100m 한국신기록을 다시 세우고, 기준기록도 통과하겠다"고 자신했다.

결국 김국영은 뒷바람의 도움 없이 10초07을 다시 찍었다. 김국영은 27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17년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결승에서 10초07을 기록했다. 경쟁자의 부정 출발로 인한 재출발 악재까지 극복한 실력이었다.

10초07의 통산 5번째 한국신기록과 함께 세계선수권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어렵게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세계선수권은 김국영이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김국영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 올림픽 등 큰 대회에 유독 약했기 때문이다.

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10초35를 기록,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10초48에 그쳤고, 올림픽에서도 10초37에 머물렀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는 기대했던 한국신기록은 커녕 당시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10초16에 한참 못 미친 기록을 냈다.

세계선수권이 김국영에게 남다른 이유다.

한편 김국영이 세운 한국신기록 10초07은 올해 3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일본 선수들에 이은 4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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