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필수품 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해, 해당 수치가 한자리에 불과한 주요 선진국들을 크게 앞질렀다.
국내에서 장보기의 상징이 '장바구니' 대신 점차 '스마트폰'과 '배송'으로 바뀌어 간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유럽계 시장조사 기관 칸타월드패널은 2015년 6월∼2016년 6월 1년 사이 세계 주요 국가의 생필품 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생필품 시장에서 인터넷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16.6%에 달해 압도적 1위였다. 2위인 일본(7.2%)과 갑절 이상의 차이가 났다.
영국은 전자상거래 비중이 6.9%로 3위였다. 그 외 상위권에 속한 국가로는 프랑스(5.3%), 대만(5.2%), 중국(4.2%) 등이 있다.
최근 유명 IT 기업 아마존닷컴이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면서 큰 화제가 됐던 미국은 온라인 구매 비중이 1.4%로 10위에 그쳤다. 인터넷 장보기가 아직 대중화가 되지 않은 셈이다.
IT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인터넷 장보기가 큰 인기를 얻은 것을 기술의 발전과 가족 형태의 변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한다.
스마트폰 쇼핑이 익숙한 30∼40대가 주 소비자층이 되며 '먹거리 등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약해졌고, 맞벌이 가정과 1인 가정이 늘며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배달시키는 관행이 널리 퍼졌다는 얘기다.
인터넷 장보기 서비스의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주요 마트가 온라인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고 지마켓·롯데닷컴 등 인터넷 쇼핑몰이 올해 들어 '지테이블' '가락상회' 등 새 서비스를 내놓으며 판세 전환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도 올해 4월 이마트와 제휴해 카카오톡 앱으로 쉽게 생필품을 주문하는 '카카오톡 장보기'를 선보였고, 네이버도 '푸드윈도' '편의점윈도'란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양질의 먹거리를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아 바로 식사를 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크게 늘어 각 업체가 신선 식품의 품질 강화와 레시피 제공 등 차별화에 공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