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압수사' 논란…도대체 왜?

제약업계가 검찰의 동아제약 약값 리베이트 의혹 수사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그 배경과 앞으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동아제약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3년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걸쳐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특히 지난 3월에는 검찰 수사관들이 2주 동안 동아제약 본사를 출퇴근하며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회장실 옆 회의실을 '접수'하는 등 이례적인 수사 행보를 보여 과잉수사, 강압수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26일 "통상적인 수사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건 사실"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검찰의 강압 수사 배경 등을 묻는 질문에는 난감해하며 아예 언급을 피했다.

제약업계는 검찰 수사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사건으로 업계의 리베이트 근절 노력이 무색해질까봐 난감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수사는 과거 리베이트 수사와는 그 대상 범위와 방식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려 3년간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먼지털이식 수사”라며 “다분히 의도적인, 표적 수사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이미 오래전부터 검찰의 칼끝이 결국 강정석 그룹 회장을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검찰은 동아제약에 대해 계속 수사를 벌이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올해 본격 출범한 강정석 회장 체제 흔들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동아쏘시오그룹을 이끌던 강신호 회장은 올해 초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4남인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에 올랐고 계열사 사장단은 파격적으로 모두 젊은 인사들로 전격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인사들이 잇따라 검찰에 리베이트와 관련한 제보를 넘겨주며 수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다만 대상과 범위를 정해 '외과 수술식' 수사를 추구해온 검찰의 관행을 감안할 때 이번 수사는 폭과 대상, 수위 등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그 배경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엘시티 부실 수사로 비난을 자초했던 부산지검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도높은 수사의 구체적인 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서슬퍼런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데 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결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강압적 수사 관행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는 강도높게 수사해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강압적 수사를 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검찰이 휘두른 칼끝에 멀쩡한 기업도 쓰러질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가 무소불위 검찰에 대해 힘빼기를 선언한 가운데 만약 '출퇴근'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압 수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가 오히려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동아제약 임직원 8명을 구속시킨 검찰은 27일 오전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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