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대선 패배 후 소강 상태였던 양당의 보수 주도권 경쟁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를 전망이다.
◇보수개혁 對 우파재건
바른정당은 이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최다 득표자인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됐고, 하태경·정운천·김영우 의원(득표순)이 최고위원으로 확정됐다.
1, 2위 접전을 벌인 이 대표와 하 최고위원은 연대나 통합론에 선을 긋고, 개혁보수 세력으로서의 자강론을 설파해 온 이들이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도 "낡은 보수와의 골든 크로스가 바로 코 앞에 있다"며 "저희가 주인이 되고, 한국당 내에서도 우리의 개혁과 가치 정치에 함께하실 분들은 모시겠다"고 했다.
정부 여당에 대해서는 "진영에 매몰돼 사사건건 반대하는, 발목잡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한국당의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 해 보수의 본류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지지율 경쟁 치열할 듯…'지방선거 샅바싸움'
이처럼 양측의 성격은 '개혁보수'와 '강경보수'로 엇갈리지만, 당 내부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통적으로 깔려있다.
이에 기반한 연대론이나 통합론은 지금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본격적으로 분출될 전망이다. 이 때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지지율 경쟁은 양당의 지도부가 모두 확정되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지지율은 대선 패배 이후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당은 전통 보수 지지층 결집을 꾀하기 위해 새 정부와 각을 세우며 제 1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만일 홍준표 지도부가 들어서면 외연 확장이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번 대선에서 확인된 수도권과 20~30대 젊은층의 지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주력하는 한편, 대구·경북 등 보수 텃밭의 '배신자 여론'도 정면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국을 샅샅이 다닐 것"이라며 "(TK 지역은) 오프라인으로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골목골목 다니면서 오명을 씻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