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지사는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5‧9 대선 전 바른정당 입당 의사를 타진했었다는 복수의 증언을 강하게 반박했다. “정병국의 거짓말”이라며 실명을 거론하며 격한 반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자초지종에 대해 “바른정당 창당 후 주호영(현 원내대표) 의원이 아침‧저녁 전화가 왔었다, 바른정당에 오라고. 그래서 내가 재판 중이니 말할 처지가 못 된다. 그러니 말할 수 없다(고 했다)”며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의 답변에 대해선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 유승민(의원) 등과 경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며 소개했다. 자신은 “재판 중이라고 말할 처지가 못 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홍 전 지사의 주장은 주 원내대표에게 바른정당 입당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근거로 “입당하려 했었다”는 증언을 일축했다. 측근인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과 김기현 울산시장에게 옛 새누리당 탈당을 만류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탈당 및 바른정당 입당’을 폭로한 원유철 의원을 맹비난했다. 홍 전 지사는 “원 의원이 단정적으로 저렇게 말하는 것을 용서치 않는다”며 “사실을 확인해보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원 의원의 폭로에 대해 “정치 도의와 상식에도 어긋나고, 선배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이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어. 용서할 수가 없다”며 성토했다.
앞서 원 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에서 열린 한국당 당 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충격적인 사실”이라면서 정 전 대표의 책 내용을 인용했다. 그의 발언에 반발한 홍 전 지사는 합동인사도 하지 않고 연설회장을 빠져나간 뒤 기자 회견을 자청했다.
원 의원이 인용한 저서 ‘나는 반성한다’에서 정 전 대표는 “홍 전 지사도 신당 창당 당시 측근을 통해 합류 의사를 밝혔다”며 “2월 26일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었는데, 무죄 판결을 받으면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썼다.
정 전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전 지사가 자신의 저술을 ‘거짓말’로 평가한 데 대해 “홍 전 지사가 조건부 합류를 약속했었다는 윤한홍 의원의 발언을 들은 사람이 여러 명이 있다”며 재반박했다.
홍 전 지사는 원 의원을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정 전 대표에 대해선 “측근에게 들었다, 이 소리를 계속 해버리면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며 거리를 뒀다. 입당을 단정적으로 약속한 사실은 없지만, 사실상 타진을 했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