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한 미스터피자, '갑질'에 발목잡혀 추락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성공한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갑질 논란'으로 추락했다.

그는 지금의 성공을 만든 미스터피자를 창업하기 전인 1974년 섬유 도매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동대문시장에서 '천일상사'라는 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정우현 회장이 외식 사업으로 업종을 바꾼 것은 1990년 9월 '미스터피자' 1호점을 내면서부터다. 1호점은 젊은층이 많이 찾는 이대에 둥지를 틀었다.

원래 미스터피자는 일본 미스터피자와 기술제휴를 맺고 들여온 브랜드였다. 하지만 정우현 회장은 사업수완을 발휘해 사업을 크게 키웠고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했다.

이로써 미스터피자는 순수 대한민국 국적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같은 해 3월 정 회장은 중국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미스터피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문형주 대표가 사임하자 복귀했다.

정 회장이 해외 사업에 주력하면서 미스터피자는 2014년에는 외식기업 가운데 세계일류상품에 이름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했다.


세계일류상품은 산업통산자원부와 코트라가 국내 수출산업을 주도할 대표 상품을 육성하기 위해 주는 공식 인증이다. 미스터피자는 이를 통해 각종 지원을 받았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하지만 화려한 성장 이면에 가려졌던 '갑질'은 지난해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정우현 회장은 지난해 4월 문을 일찍 닫았다는 이유로 음주 후 경비원을 폭행했다.

정 회장은 경비원이 정해진 시간(밤 10시)보다 일찍 정문을 닫았다고 주장했지만, 경비원은 규정을 어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관리인(경비원)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지만 이런 갑질 행태를 끊지는 못했다.

그는 현재 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어 치즈 가격을 대폭 올려 가맹점에 강매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의 매장 옆에 직영점을 열고 가격 할인 공세를 하며 이른바 '보복 영업'을 한 의혹도 있다.

결국 정 회장은 26일 대국민 사과를 다시 발표하면서 회장직 사퇴했다. 미스터피자를 시작한지 27년만이다.

사퇴와 함께 가맹점을 참여시킨 상생위원회를 만들고 청년 창업을 돕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하지만 검찰이 정 회장을 정조준하면서 뒤늦은 반성과 상생 대책이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정 회장이 '치즈 통행세'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운명이다.

그가 '갑질'로 성공할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갑질'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들 중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내 견제도 거의 없다보니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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