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들이 전환점을 돈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를 봐도 투수력이 순위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상위권 팀들은 투수력을 바탕으로 순위권 위에 포진해 있다. 특히 선발진의 힘이 강한 팀이 가을야구를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나란히 공동 1위(승률 6할2푼5리)를 달리는 KIA와 NC는 선발진도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KIA는 최강의 선발진이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NC 역시 선두에 걸맞은 기록을 냈다.
KIA는 선발 투수들이 34승(19패)를 합작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승에 최소패다. 선발 평균자책점(ERA)도 3.87로 LG(3.67) 다음으로 좋았다. 불펜 ERA 최하위(6.31)에도 KIA가 1위를 달린 이유다.
다승 1위(11승) 헥터 노에시(ERA 2.86)와 2위(9승3패) 양현종(3.75) 원투 펀치가 20승을 합작했다. 올해 최고 히트 상품 임기영은 ERA 깜짝 1위(1.82)를 달리며 7승2패로 활약했다. 팻 딘(4승5패)이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KIA 선발진은 최강이다.
NC는 불펜 성적이 가장 좋았지만 선발진도 만만치 않다. 공룡 군단 선발진은 30승(21패)를 거뒀는데 KIA 다음으로 승리가 많았다. ERA도 10개 구단 중 4위(4.64)였다. 15승(6패) 23세이브 ERA 4.04를 기록한 팀 불펜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부상 중이지만 제프 맨쉽이 개막 7연승을 달렸고, 원조 에이스 에릭 해커도 다승 5위(7승2패)에 올라 있다. 최금강(5승3패), 구창모(4승6패) 등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선발이 버텨야 여름 이긴다
3위 SK는 올해 엄청난 홈런포로 맹위를 떨치면서 선발진의 쏠쏠한 활약이 다소 가려진 측면이 있다. SK 선발진은 28승19패 ERA 4.10을 기록했다. 선발 다승 4위에 ERA 3위다. 에이스 메릴 켈리(9승3패)에 박종훈, 윤희상이 나란히 6승을 챙겼다. 3승을 거둔 문승원과 스캇 다이아몬드의 활약도 후반기 기대된다.
5위 LG도 투수력의 힘으로 버틴다. LG 선발진은 ERA 1위에 다승 3위(29승23패)를 달렸다. 선발진 ERA 3점대는 LG가 유일하다. 류제국(7승4패), 헨리 소사, 차우찬(이상 6승5패), 임찬규(4승3패)에 뒤늦게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승3패) 등이 건재하다. 상대적으로 기복이 심한 타선에도 LG가 가을야구 가능권이 있는 이유다.
4위 두산은 사실 지난해 '판타스틱4'의 위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18승 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이 길어진 공백이 컸다. 두산 선발진은 22승22패 ERA 4.70을 기록 중이다. 더스틴 니퍼트(7승5패)와 유희관(6승1패), 장원준(5승5패) 등이 지난해만 못한 데다 4, 5선발이 마땅치 않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위권 팀들의 선발진은 승률 5할을 밑돈다. 7위 롯데는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발진 성적이 괜찮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24승28패 ERA 5.16을 기록 중인데 박세웅(9승2패)이 홀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8위 한화 선발진은 17승29패 ERA 5.23으로 승패 마진이 -12승이다. 삼성 역시 제 1선발의 부상이 길어져 선발진 성적이 16승26패 ERA 5.54에 머물러 있다. kt는 가장 선발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20승38패 ERA 5.77이었다. 10개 구단 최다패에 ERA도 가장 나빴다.
올 시즌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올스타 휴식기를 향하고 있다.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팀은 반드시 선발진 정비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