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9일 고리 1호기 퇴역 기념사에서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하여 위상을 높이고, 다양성과 대표성,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정권이 바뀔 때 영향을 받았다. 원안위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출범했다가 박근혜 정부 때 총리실 산하 기관으로 바뀌게 된다. 위원장 지위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되었다.
새 정부가 원안위를 대통령직속위원회에 두겠다는 것은 새 정부 공약인 탈핵·탈원전 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며 책임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또 원안위원장의 장관급 격상은 사업·진흥 위주의 정책에서 안전한 규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규제 기관인 원안위 위원장이 차관급일 때는 원자력 사업· 진흥 분야의 산업자원부· 미래과학부의 장관급보다 낮아 제대로 된 규제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구조였다.
원안위 다양성과 대표성에 대한 개선 요구도 높다. 현행 원안위은 임기 3년의 9명으로 구성되었다. 위원장과 사무처장, 위원 7명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9명 모두 대통령이 임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때는 5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4명은 국회추천으로 되어 있다. 정부·여당 추천 위원이 7명, 야당 추천 위원이 2명이다. 그런데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 대다수가 원자력 진흥· 육성에 관련된 인사들이다. 원자력 공학자, 원전 관련 부서 간부 출신인 이들 위원들이 안전·규제에 적극 나서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위원 중 1명은 원자력업계와 관련이 깊다는 결격 사유가 발견돼 사퇴하였다.
그래서 원안위 위원 추천 대상 범위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원자력· 환경·보건의료· 과학기술· 공공안전· 법률 ·인문사회 이외에도 해당지역 주민, 해당 업종종사 노동자 등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수가 비상임위원으로 운영되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원안위 위원장과 사무처장만 상임이고, 위원 7명은 비상임이다. 비상임위원은 회의가 있을 때만 심의를 하고, 사무처 과장이 전결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간 사무처에서 위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5명 위원 모두 상임이다.
원안위의 예산과 인력 확충도 과제이다. 비상임 원안위원을 지낸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대)는 "원안위 예산은 원자력 진흥부서보다 형편 없이 적다. 지침도 외국지침을 가져와서 쓰고, 번역도 안 돼 있다.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