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회장직 사퇴…대국민사과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9) MP그룹 회장이 26일 대국민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 오늘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가 자랑스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어 세계 각국에 한국의 맛을 전하게 된 것은 국민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하셨을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치즈값 폭리에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즉각 조치하고, 전문가와 소비자대표, 가족점 등이 참여하는 가칭 '미스터피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인 상생 방안과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만들어 거듭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청년 창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상생경영을 통해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 회장은 이날 대국민사과를 한 뒤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그는 세 차례 고개를 숙였고 사과문을 읽는 내내 목소리가 떨렸다.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기 직전에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해 4월에도 경비원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동생 등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재료 공급 과정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에 치즈를 높은 가격에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1일 MP그룹과 치즈를 공급하는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정우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MP그룹 회계자료와 가맹점 관리 자료 등 압수물을 분석하고 세 회사 간 자금거래 상황을 들여다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또 미스터피자 본사가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의 매장 옆에 직영점을 열어 가격 할인 공세를 했다는 '보복 출점'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미스터피자와 계약을 끊고 '피자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출범했으나 미스터피자 측의 보복 출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협동조합 이모 이사장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아울러 본사가 집행해야 할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의혹, 가맹점주들에게 정 회장 자서전 강매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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