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유소연이 세계랭킹 1위가 보이면서 흔들렸다.
5월26일(한국시간) 개막한 볼빅 챔피언십. 세계랭킹 1위였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3주 휴식을 선언하면서 유소연에게 세계랭킹 1위 등극 기회가 왔다. 하지만 성적은 공동 56위에 그쳤다. 시즌 첫 10위권 밖 성적표.
이어진 숍라이트 클래식에서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컷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2014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부터 이어진 64개 대회 연속 컷 통과 행진이 멈췄다.
유소연은 잠시 쉬어갔다. 매뉴라이프 클래식과 마이어 클래식을 건너뛰었다.
휴식은 보약이 됐다. 유소연은 26일 끝난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최종 18언더파로 우승했다.
마음을 다시 잡았다. 부담을 털고 즐기는 데 집중했다. 유소연은 "경기를 즐겼던 것이 그동안 꾸준한 성적을 냈던 이유 중 하나다.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 다음에 매 순간 발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5타 앞선 채 시작한 3라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 더 집중했다.
유소연은 "리더보드를 많이 보지 않았다. 경쟁한다기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다"면서 "1~2라운드와도 비교하지 않으려 했다. 1~2라운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느낌이 좋지 않았다. 80타를 칠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괜찮아 유소연, 완벽할 필요는 없어. 1~2라운드를 생각하지 말고 공에 집중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소연은 이번 우승으로 에리야 주타누간(태국)을 끌어내리고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꿰찼다.
유소연은 "항상 바라왔던 꿈이 이뤄졌다. 믿기지 않는다"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세계랭킹 1위라는 게 압박이 크고,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29)와 박인비(29)에 이은 세 번째 세계랭킹 1위다.
또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2195점으로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추가해 상금랭킹 역시 1위(121만2820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