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경연대회? 한국당, 끝 모르는 '막말'

홍준표 "좌파 사범들이 민주유공자로 둔갑"…김태흠 "언론이 박근혜 속곳까지 들춰"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등과 관련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
자유한국당이 25일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최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위험 수위 높은 '말의 향연'을 이어갔다.

최고위원 후보자부터 당대표 후보자까지 너나할것 없이 수위 높은 발언들을 이어갔는데, 산토끼보다는 집토끼를 잡는데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의식으로는 있는 집토끼도 놓칠 수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김태흠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속곳'을 꺼내들었다.


김 의원은 "작년 가을부터 수개월간 밤잠을 설치고 번민의 나날을 보냈는데 첫번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좌파 진보 애들에게 빌미를 준 부분이 화나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인데, 여론과 언론이 여자 대통령을 속곳까지 들추며 마녀사냥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감쌌다.

언론이 여성인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 관련 의혹 보도를 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때 관저에 머물며 집무실에 나타나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을 '속곳까지 들췄다'고 표현하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자인 류여해 수석부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우리가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고 탄핵이라는 머나먼 다리로 넘겼다. 구치소 안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류 후보자가 인명진 비대위원장 시절 한국당에서 박근혜 색깔을 지우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친박 징계를 할 때 영입된 인사임을 감안하면 이율배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류 후보자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적반하장'을 언급하며 "언론과 함께 싸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언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암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철우 의원은 "지금 좌파 정부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데 제가 이 나라를 바르게 가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며 "전병헌이나 송영길 등 민주당 핵심 선거 멤버들은 나와 붙으면 설설 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시자는 '주사파'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제 전대협 주사파 비서관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며 "대한민국 정책도 좌파 시민단체 주장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선 "여기가 어디, 김정은도 아니고 세상에 이런 지지율이 어딨느냐"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또 이날이 6.25 기념일임을 언급하며 "좌파 사회질서 파괴 사범들이 민주유공자로 둔갑해 엄청난 보상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반면, 이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된 사람들은 이제 점점 망각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언론 절독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집권하게 되면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신문은 절독 운동을 하고, 방송은 시청 거부 운동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지사는 KBS와 MBC 공영방송에 대해 '정상화'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현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온갖 궁리를 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조갑제닷컴과 정규재TV를 구입해서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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