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권도 시범단 방한, 남북 교류 확대 가능성 '↑'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10년 만에 방한해 남북 체육 교류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박종민기자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남북 교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가 이끄는 ITF 태권도 시범단은 8박9일의 일정으로 23일 김포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사실상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단체인 ITF는 이번에 총 36명의 선수 및 관계자를 파견했다. 이들 중 리 총재를 비롯해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ITF 명예총재 등 32명이 북한 국적이다.

ITF 시범단은 2007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방문은 한국에 ITF 지부 출범을 축하하는 의미로 3박4일 동안 서울과 춘천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했다. ITF 시범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WTF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F 시범단은 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릴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을 시작으로 26일 전북도청, 28일 국기원, 30일 폐회식까지 총 네 차례 시범을 선보인다.

이들의 방한으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릴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WTF 시범단이 방북해 시범공연을 펼칠 가능성도 커졌다. 리용선 ITF 총재는 "그 문제는 이제 토의하겠다"고 향후 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이 주축이 된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 시범단은 8박 9일의 일정으로 국내에서 네 차례 시범을 선보인다. 박종민기자

ITF 시범단의 방한은 단순한 태권도 행사 참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들 중 장웅 IOC 위원이 9일 동안 머물며 한국 체육계 인사와 만나 남북 체육 교류와 협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특히 29일 방한 예정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도 만나 지난 20일 도정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의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 개최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출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웅 IOC 위원은 23일 김포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언론에 많이 언급된 것을 알고 있는데 결정은 NOC(국가올림픽위원회)가 한다. 나는 뜻을 전달하지만 평가나 논의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는 “NOC가 약속해서 될 일은 아니고 IOC와 조만간 논의할 것이다. IOC의 입장에 따르겠다”고 여전한 성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던 ‘평화 올림픽’의 완성을 위해 북한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바흐 IOC 위원장도 예정보다 출국을 늦춰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ITF 태권도 시범단은 사실상 경색된 남북 관계의 새로운 출구를 만드는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