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전날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밝힌 사드 배치 일정, 이른바 '1+5 배치'(사드 발사대 1기는 올해까지, 5기는 내년까지 배치) 발언에 대해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전략적 메시지는 아니"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외신들과 인터뷰를 통해) 사드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을 충분하고 단호하게 말했다"며 "정상회담에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5 배치' 발언이 나온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왜 갑자기 (비공개 추가반입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내년까지 배치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런 일이 없었다면 오히려 더 빨리 배치가 완료될 수 있었다는 의미로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 뒤 보고받은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 말까지 배치하도록 돼 있었다"며 "그런데 미군 측이 대선 전인 4월 말에 발사대 2기를 기습적으로 성주에 배치했고 나머지 4기도 이미 국내에 반입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일정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드 배치 연기를 단정하는 질문에 그게 아니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지 사드 연기로 못 박을 수 없다는 설명 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대통령의 생각은 사드 배치 속도가 당초 계획 대비 점점 빨라진 것이고, 그게 탄핵 과정과 겹쳐 있다고 크게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일정을 공개한 것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전략적 메시지라는 일각의 전망은 일축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로이터통신에서 '대통령이 사드 배치 연기를 결정해 중국에 경사됐다는 것과 미국에서 멀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해 대통령이 그 과정을 설명한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던진 전략적 메시지는 아니다. 드라이하게 받아줬으면 좋겠단 게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이) 적법한 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1기만 (올해) 배치하고 5기는 내년 배치하기로 했는데 이것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렇게 (4기를 올해 추가 반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 것"이라며 "그래서 적법한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지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늦추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사드 배치 절차가 빨라졌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현재는 모른다는 것"이라며 "국방부 자체조사를 통해 환경영향평가 등과 맞물린 이러한 과정, 대통령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표현한 과정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