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전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찾는 등 관심을 보여온 강 장관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검증 혹은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 역시 후보시절 "정부가 10억 엔에 우리 혼을 팔아넘겼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으며, 취임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통화에서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지난 21일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담은 일본의 교과서 지침이 공표된데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설명을 즉각 발표하면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또다시 도드라지기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과 강 장관이 일본 과거사 문제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취임 직후부터 거듭 밝히고 일본 역시 이에 대치하면서, 양국 관계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양국 국민들의 악감정도 심해져 있는 시점이지만 동시에 양국이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일례로 강 장관은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반면,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조를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해결방식은 아닌데다 과거사 문제로 인한 양국 국민의 감정이 한껏 고조되면 자칫 다른 현안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여서 돌파구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대사가 본국으로 돌아가 외교채널마저 끊겼던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현재는 고위급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나마 실마리는 남아있는 상태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고위급 회담이 지속되고 있는만큼 악화일로를 걸었던 지난 정부보다는 운신의 폭이 남아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정치적인 합의로 극적 타결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치적인 합의였던만큼, 또다른 정치적 합의로 의외의 타결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장 오는 7월 독일에서 개최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회담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G20정상회의 계기로 양국 회담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 취임 후 자연스럽게 양국 간 산적해 있는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