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퇴론' 법원 내부망에 등장

법원 내부망에 5~6건 비판글…전국법관회의에 대한 '늑장 반응' 질타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와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불거진 법원 내 사법개혁 움직임이 양승태 대법원장 사퇴론에까지 비화하고 있다. 양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22일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양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5~6건 올라왔다. 이 글들은 지난 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와 관련해 개설된 익명게시판에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판에는 "대법원장께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법부를 위하여 용단을 내리시는 것이 적절하다", "전국법관대표회의 때 대법원장 즉각 퇴진 발의를 망설였던 자신이 부끄럽다" 등의 사퇴요구가 올라갔다.


"이번 일은 1988년 김용철 대법원장이 (2차 사법파동으로) 중도 퇴진한 경우보다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김용철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이 전두환 정권에 부역했다'는 소장판사들의 비판 속에서 중도 퇴진한 바 있다.

"왜 대법원장님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말씀이 없느냐"며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 실시 등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결의한 사항에 대한 입장 표명 요구도 잇따랐다.

다만, "어떻게 이 글이 게시되자마자 인터넷에 기사화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사퇴론의 저의'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댓글이 등장하는 등 반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측은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이 전날 늦게 접수되고, 이날 전원합의체 선고가 진행돼 즉각 반응할 여유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 판사는 "일부 결의사항에 법적 논란 소지가 있어, 대법원 차원의 입장 정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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