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임창용(4승4패 6세이브)은 평균자책점(ERA) 5.06의 부진 끝에 스스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 한승혁(5.40), 심동섭(6.33), 박지훈(7.07), 손영민(11.08), 김광수(11.85) 등 불펜 대부분 ERA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불펜 ERA는 6점대다.
임시 마무리인 김윤동만이 3.05를 기록 중이다. 이러다 보니 KIA 관계자는 "우리 팀은 김윤동만 마무리일 뿐 필승조가 없다"면서 "나가서 이기면 그 선수들이 필승조"라는 웃지 못할 농담을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좌완 베테랑 고효준(34)이 나름 불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효준은 올해 23경기 2승1패 2홀드 ERA 5.13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성적이 2승2홀드 ERA 4.50이다.
고효준은 4월까지 6경기 1패 ERA 8.31로 부진하게 올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5월 10경기 1승1홀드 ERA 2.25로 반등하더니 6월에도 1승1홀드 ERA 4.66으로 나름 선전하고있다.
김기태 KIA 감독도 흐뭇하다. 20일 두산과 홈 경기를 앞둔 김 감독은 고효준에 대해 "불펜에서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 자원이냐'는 질문에 "고효준은 롱릴리프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그런 고효준은 또 다른 의미에서 김 감독을 웃게 만든다. 다름 아닌 독특한 투구폼과 들쭉날쭉한 제구 때문이다.
김 감독은 "고효준은 참 재미있는 친구"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양한 폼으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던진다"면서 "사실 원래 그런 시도는 헥터 노에시 등 제구가 좋은 친구들이나 하는 것인데 고효준이 그렇게 하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고효준은 빼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가 불안한 투수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시범경기에서는 볼넷 1개만으로도 실점했는데 3연속 폭투 때문이었다. 도저히 포수가 잡을 수 없이 백네트로 향한 공들이었다.
김 감독이 "고효준이 잘 해주고는 있는데 깔끔하게는 마무리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 이유다. KIA 불펜에 적잖은 힘을 실어주고 있는 고효준의 영원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