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현지 崔재산 '고구마줄기 같아'
- 뿌리는? 박정희 정권 뭉칫돈 추정
- 현행법 한계, 특별법으로 극복해야
- 불법재산 환수는 "여야협치사안"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원구(전 대구지방 국세청장)
◆ 안원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세청이라는 곳이 숨겨놓은 돈 찾아서 세금을 걷어가는 곳이니까 숨은 돈 찾는 데는 정말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거네요?
◆ 안원구> 네, 그런 셈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언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을 찾는 데 나서게 되신 거예요?
◆ 안원구>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가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 세월호 당일 행적에 대해서 청와대에 있는 비서실장과 안보실장께서 자기는 윗선에 보고만 했다고 책임을 다했다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걸 보고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안민석 의원한테 전화를 했는데. 독일로 같이 가주셔야 겠다고 하셔서.
◇ 김현정> 그렇게 해서...
◆ 안원구> 그래서 독일을 가게 되면서 이 일이 시작된 겁니다.
◇ 김현정> 청문회 보고 열받아서 안민석 의원한테 그냥 무작정 전화를 한 게 계기가 돼서 그때부터 재산 추적을 시작?
◆ 안원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한 7개월 하신 거네요.
◆ 안원구>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처음 시작하면서도 처음에는 좀 반신반의하면서 시작을 하셨다면서요?
◆ 안원구> 그렇습니다. 최초에는 좀 믿지를 않았죠. 박근혜 대통령이 저는 국가와 결혼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걸 저는 믿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재산이 있는 줄 전혀 생각할 수 없었죠.
◇ 김현정> 긴가민가하면서 파고들기 시작했는데 파다 보니까 아, 이거 이상하다. 뭔가 감이 좀 잡히시던가요?
◆ 안원구> 저희들이 처음에 독일을 가서 실제 재산 형성이 돼 있는지 여부를 보러 갔는데 독일 현지에서 저희들이 느낀 감은 정말 고구마줄기 같은 일종의 암덩어리라고 할까요? 계속 찾으면 찾을수록 나오면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던 것이 이제는 확신으로 돌아섰죠.
◇ 김현정> 암덩어리, 고구마줄기. 겉으로는 이만큼 보이는데 파면 팔수록 뭔가 큰 덩어리가 보이시던가요?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렇게 해서 대략으로 추정하는 재산, 불법재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 안원구> 현재 저희들이 파악한 내용으로 보면 부동산이 페이퍼컴퍼니에 숨겨져 있고 또 펀드라든지 이런 것들이 사실 실재한다는 사실을 저희들이 파악한 것이고요. 실제로 그 규모들을 저희들이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은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안원구> 그리고 펀드도 속에 있는 금액 자체를 파악하기에는 조사나 수사를 통해서 파악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말씀드리기는 상당히 어렵네요.
◇ 김현정> 그렇군요. 수사권을 가지고 수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정확하게 수치로 계량화해서 말씀은 못 하시겠지만 대략 눈대중으로 봐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말씀?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말씀하시는 과정에 잠깐 얘기가 나왔어요. 부동산은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펀드도 있고 기업의 지분 형태도 있고. 진짜 보니까 어떤 식으로 어디 어디에 그렇게 숨겨 놨던가요?
◆ 안원구> 주로 독일 같은 경우에는 금융자산을 은닉하기는 용이하지 않아요. 주로 부동산은 은닉하기가 좀 용이하다고 봐야 합니다.
◇ 김현정> 독일은 그럼 부동산 형태로?
◆ 안원구> 네. 그리고 유럽은 주로 스위스, 네덜란드, 금융자산 형태로 숨겨진 것 같고요.
◇ 김현정> 고구마줄기처럼 계속 밝혀지고 있는. 그 재산의 본류, 뿌리를 찾아가보자면 역시 박정희 정권 당시에 그 돈인가요?
◆ 안원구> 일단 그걸로 확정할 수 없지만 그 돈들이 뭉칫돈인데요. 뭉칫돈이 해외에서 기업들을 살 수 있는 규모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돈이 들어온 정황이 있습니다. 그 돈들은 박정희 정권 때 자금이라고 스위스 계좌에 있던 자금들의 일단이 아닐까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박정희 정권 당시에 흘러갔던 뭉칫돈이 계속 숨어 있다가 지금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는 것 아닌가, 역추적을, 추정을 해 보신다는 말씀?
◆ 안원구>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스위스은행과 관련해서는 프레이저보고서에 이미 은닉된 재산들이 있다는 게 미국 의회 청문회 보고서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보니까 그 당시에 프랑크푸르트 외환은행 지점이 있는데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종사촌 오빠가 지점장으로 계셨어요.
◇ 김현정> 이종사촌 오빠가 지점장으로?
◆ 안원구> 네, 그러면서 스위스대표부가 만들어지고요. 그리고 그 분이 외환은행장까지 하셨다가 나중에 퇴임을 하셨는데 그 시점이 스위스대표부가 없어지는 시점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서 이거는 뭔가 그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서 일부러 만든 자리는 아니었나 의심할 수 있으시다는 말씀이에요?
◆ 안원구>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다고 보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 안원구> 그리고 스위스대표부가 만들어진 다음에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하나가 헝가리에 은행을 사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기업이요?
◆ 안원구> 네, 우리나라 기업이 헝가리 은행이 있는지 대부분 모르시는데 2013년도에 헝가리 로컬기업에 팔리는데요. 그 기업이 이후락 씨하고 혼맥으로 연결돼 있는 기업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 그 기업이 뭔가 필요에 의해서 은행을 샀다가 또 필요에 의해서 팔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안원구> 물론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조심스럽게 보고 있는 것이고요. 일단 우리를 의심하게 하는 그런 정황들은 많습니다.
◇ 김현정> 헝가리은행을 통해서 뭔가 돈세탁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7개월째 추적 중인 분입니다. 세금 전문가죠. 돈 밝혀내는 데 전문가입니다.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장님.
◆ 안원구> 네.
◇ 김현정> 막연하게 감잡는 거 하고 실제로 불법성을 밝혀가면서 몰수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인데.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단 지금 현행법으로는 아무리 불법재산인지 알아도 몰수는 불가능하다고요?
◆ 안원구> 지금 현행법으로도 범죄와 관련된 혐의가 입증이 되면 몰수할 수 있도록 법이 돼 있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최순실 재산몰수특별법이라는 건 왜 필요한 겁니까?
◆ 안원구> 우선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불법으로 형성된 재산이라는 것을 확인을 해야 되죠. 조사기구가 지금 국가 기능에서 다 조사할 수 있는 검찰이나 국세청이나 다 있죠. 그러나 이분들이 지금 최순실 재산과 관련해서는 태스크포스를 만든다든지 조사를 한 적이 없고요. 그래서 따로 조사기구를 첫째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 김현정> 기구가 하나 독립적으로 필요하다, 특별히? 이게 하나고.
◆ 안원구> 또 하나는 조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공소시효 범위 내거나 또 세금을 매기기 위해서는 부과제척기간 안에 들어와야지 그게 가능합니다. 공소시효와 부과제척기간을 지난 것까지도 소급해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필요한 것입니다.
◇ 김현정> 공소시효가 지난 것까지도 포함시켜야 된다는 게 또 특별법 안에 들어가는 거고. 또요?
◆ 안원구> 부과제척 세금을 매길 수 있는 부과제척기간을 늘려줘야 국세청에서도 대부분 기업과 금융과 관련된 내용이지 않겠습니까, 이분들의 재산들이. 그걸 조사하면서 내용을 재무제표도 보고 금융 추적도 해야만 이걸 확정할 수 있는데 그 접근 자체가 현재 현행법으로는 제한이 있죠.
◇ 김현정> 그래서 그것도 또 특별법으로 묶어야 한다, 이런 말씀?
◆ 안원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번 법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하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그런데 이거 특별법 제정이 좀 쉽지는 않아보입니다라고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왜 그러시냐 했더니 이게 박정희 시대의 통치자금까지 다 조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아마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있을 거고, 그 협치가 깨지는 걸 두려워하는 여당에서도 좀 머뭇거리지 않겠는가 이런 걱정하시던데, 공감하세요?
◆ 안원구> 지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저도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은 지금 사실은 이 문제는 여야나 진보, 보수 뭐 이런 문제가 아니고. 이게 국정농단으로 인해서 생긴 불법재산들을, 이게 국민의 재산이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국민의 재산이죠. 당연하죠.
◆ 안원구> 그래서 이 국민의 재산을 원래 주인인 국민들한테 되돌려주는 일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국민의 재산들을 찾아서 돌려주는 것을 어떻게 보면 보수진영 쪽에서는 오히려 더더욱 앞장서서 이걸 찾아야 될 그런 성격의 일이죠.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왜 보수가 더 나서야 된다고?
◆ 안원구> 보수진영의 분들이 국민의 재산을 찾는 것을 반대한다면 이게 보수가 아니죠.
◇ 김현정> 항상 애국. 애국을 중요시하시는 분들이 정말 애국이라면 이거 찾는 데 나서야 한다, 찬성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안원구> 그런 뜻이고요. 또 지금 협치를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여당과 야당들이 같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오히려 그 협치의 사례로 이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역으로 생각하면 정말 그럴 수도 있네요. 협치의 매개가 될 수도 있다, 특별법. 이제 발의가 곧 된답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지켜보고 청장님도 계속 힘을 보태주십시오.
◆ 안원구>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안원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7개월 동안 최순실 씨의 재산을 추적해 온 분입니다.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안원구 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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