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심사위원이 던진 이 한 마디는 잠들어 있던 마은진의 심장을 깨웠다. 마은진은 지난 4월 종영한 SBS 'K팝스타6'에 출연해 섬세한 보컬과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며 TOP8까지 진출했다.
사실 마은진은 지난해 한 차례 아픔을 겪었다.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1에 참가했지만, 건강 문제로 끝내 중도 하차했다. 다행히 그는 'K팝스타6'를 통해 비로소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했다.
"'프로듀스101'은 저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컨디션이 좋지 못했어요. 긴장이 너무 컸던 탓에 첫 촬영 전날 숙소 샤워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뇌진탕 초기진단을 받았거든요. 아픈 몸을 이끌고 참가를 강행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고요. 그 이후 강원도 원주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요양을 하다가 'K팝스타6'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도전장을 냈어요."
마은진은 오디션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양현석 심사위원에게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던 일"이라고 답했다.
"1라운드에서 양현석 심사위원님께만 불합격 판정을 받았었는데, 열심히 연습한 끝에 부른 '노력'을 듣고 '너 노래 진짜 잘한다'는 말을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어요. 어떻게든 칭찬을 한번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거든요. 비록 방송에는 그 장면이 나오지 않았지만 저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이에요."
마은진은 방송 초반에는 걸그룹 연습생 조에 속해 있었는데,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건 일반인 보컬리스트 조로 옮긴 뒤 부터다. "아이돌 보다는 보컬리스트가 더 맞는 것 같다"는 박진영 심사위원의 조언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마은진은 "박진영 심사위원님의 결정은 엄청난 신의 한 수였다"고 활짝 웃으며 "덕분에 나와 잘 어울리는 보컬 색깔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K팝스타6' 참가 전 원주와 서울에 있는 회사 연습실을 매일 같이 오가며 노래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연습해도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일종의 슬럼프가 왔던 거예요. 'K팝스타6'를 하면서 저에게 어울리는 노래가 무엇인지, 어떻게 노래해야 더 매력적으로 들리는지를 알게 됐어요. 목소리가 허스키한 편이라서 소울풀한 노래를 자주 불렀는데, 오히려 조용한 발라드를 부를 때 섬세한 감정선이 잘 드러난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k팝스타6' 안 나갔으면 정말 큰일 날뻔 했죠. (미소)."
"소중한 첫 곡을 만났어요."
어릴 적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던 마은진은 학창 시절 장래 희망란에 항상 '가수'를 적어냈다. 한국 나이로 올해 스물하나. 긴 기다림 끝 마은진은 그 꿈과 가까이 맞닿았다. 지난 9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정식 싱글인 '아이 언더스탠드(I Understand)'를 발표한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디어(d.ear)가 작곡과 피처링으로 참여한 '아이 언더스탠드'는 이별을 겪은 뒤 쓸쓸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가사와 마은진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발라드곡이다.
"디어 프로듀서님이 제가 2라운드에서 권진아 선배의 '끝'을 부른 모습을 보고 이 곡을 쓰셨대요. 오디션에서 부른 '끝'을 만든 분에게 곡을 선물 받았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해요. 제 이름을 걸고 발표한 첫 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고요.
사실 이별해본 경험이 없어서 감정 이입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무조건 슬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할머니를 떠올리며 노래했죠. 아기 때부터 절 키워주셔서 할머니를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슬픈 마음이 들거든요. 빨리 성공해서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정식으로 싱글을 발표했지만 마은진은 아직 회사 내에선 연습생 신분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데뷔를 목전에 둔 연습생 신분이다. 소속사인 코리델엔터테인먼트는 'K팝스타6' 종영 이후 마은진의 플레이백 합류를 공식화했다. 하영, 우림, 소윤, 예나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인 플레이백은 2015년 데뷔 싱글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다. 아쉽게도 데뷔 이후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는데, 마은진의 합류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플레이백 새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녹음과 레슨을 병행하며 컴백을 준비하고 있죠. 살도 열심히 빼고 있고요. (웃음). 멤버들과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어색함은 전혀 없어요. 원래 걸그룹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에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크고요. 앞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때와는 또 다른 발랄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숨겨진 춤 실력도 기대해주세요! 'K팝스타6' 마은진뿐만 아니라 플레이백 마은진에게도 많은 관심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