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vs 레볼루션…누가 '왕자의 난' 평정할까

CBT 참가자 "초반 리니지1 물씬…중후반부 레볼루션과 겹쳐"

올 상반기 모바일게임 최대 기대작 '리니지M'이 21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 지에 게임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넷마블이 지난해 12월 출시해 한 달 만에 일매출 79억원, 월매출 2000억을 돌파하며 모바일게임 역대 최대, 역대 최고의 흥행 게임 기록을 달성한 대작이다.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원조 PC게임 리니지1의 핵심적인 요소를 계승해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레볼루션과 스토리는 다소 다르지만 '리니지 형제'라는 점에서 원조 엔씨소프트와 모바일게임 1위 넷마블의 자존심을 건 뜨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조선 초기 태조 이성계의 왕자들 사이에 왕위 계승권을 둘러싸고 유혈 사태를 벌인 '왕자의 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수백억원 규모의 병참 자원을 투입해 반드시 레볼루션을 넘어선다는 필승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부는 그동안 흥행작이 적었던 모바일게임 성적표를 단숨에 뒤집겠다는 결기가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이어 올해 출시된 파이널블레이드, 프로야구H2 등의 모바일게임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도약점을 찾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에서는 워낙 넷마블이 잘하고 있어서 엔씨소프트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업계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리니지M이 이러한 공식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1998년 첫 출시된 PC게임 리니지는 누적매출 3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여전히 엔씨소프트를 먹여살리는 효자 게임이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를 쫓아가는 속도면에서는 PC게임의 부침이 컸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여전히 매출 규모면에서 2016년 기준 PC게임(5조2390억원)이 모바일게임(3조8905억원)을 앞서고 있지만 2015년과 2016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고 매출규모도 1조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특히 모바일게임을 앞세워 중국산 게임이 물밀듯 밀려들오는데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추세가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어 언제든 뒤집힐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리니지 형제의 왕좌 다툼은 출시 전부터 치열하다. 사전예약에 500만명이 몰리면서 넷마블의 사전예약 기록 350만명을 크게 앞질렀고 120개 서버도 조기에 가득 차 리니지M의 성공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5월 구글플레이의 매출 총합은 약 2053억 원으로 지난 4월의 2423억 원 대비 약 15.3% 감소했다"며 "이는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매출 감소 원인으로 리니지M 출시가 지목됐다.

엔씨소프트의 목표는 단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양대 앱마켓 1위에 올라 원조 리니지 개발사의 아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미 레볼루션의 초반 사전예약 기록을 깼고, 매출순위 1위 기록까지 갈아치우면 '형만한 아우 없다'는 인정을 받게 된다.

분위기가 몰리자 넷마블이 먼저 경계에 나섰다. 넷마블 관계자는 "레볼루션과 리니지M은 게임성이 달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모바일게임 유저 특성상 초기 일시적인 이동은 있겠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6일 새로운 콘텐츠와 편의성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고 18일엔 1등에게 걸린 1000만원 상금의 e스포츠 대회 '레볼루션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등 유저 이탈을 막기 위한 초조함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레볼루션이 이미 중국과 동남아 진출의 전초기지인 대만을 비롯해 홍콩, 마카오, 태국 등에서 출시 첫날 앱스토어 1위에 올라서는 등 흥행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매출 타격은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일에 쌓인 리니지M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에 참가했던 한 게임 전문가는 "리니지M의 초반은 리니지1과 매우 흡사해 레볼루션과 차별성을 뒀지만 후반부로 진행할수록 레볼루션의 전투방식이나 스토리 전개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초기 흥행에서는 확실히 리니지M이 레볼루션을 압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엔씨소프트가 CBT 이후 게임성을 얼마나 개선했는지에 따라 성적표가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리니지M의 올해 매출은 3210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는 하반기 예상 매출액이 리니지1의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업계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거래소 기능이 없는 ‘12살 이상 이용 가능’ 등급으로 출시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용자들은 당분간 게임 아이템을 사고팔 수 없다. 레볼루션도 이달 초부터 거래소 기능이 중단됐다. 아이템 거래소 기능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된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와 흡사하다는 이유로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템 거래소 기능이 있는 리니지M 거래소 버전에 대한 등급 분류 심의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도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여파는 고스란히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템 거래소 기능이 제외돼 출시한다는 소식에 엔씨소프트 주식은 이날 10% 넘게 급락하며 전 거래일보다 11.41% 떨어진 36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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