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문정인 발언, 왜 이 난리를 피워야 할까?"

"주권 국가가 그 정도 말도 못하나?…미국은 조용한데 우리가 난리다"

(사진=이호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시인 이호준이 미국을 상대로 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을 '막말' '부적절'로 규정한 보수 언론·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설가 이외수도 "육신도 영혼도 사대주의에 장아찌를 담그고 살아가는 부류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호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난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운을 떼며, 아래와 같이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소개했다.

문정인 "북한이 핵을 동결한다면 미국과의 논의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축소할 수 있다."

문정인 "전력회사는 (환경영향평가 없이) 고압전류를 공급할 수 없다. 그것이 한국의 법이다. 미군은 한국 법 위에 있지 않고, 한국의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문정인 "사드 문제 해결이 안 되면 한미동맹이 깨진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동맹인가? 사드는 무기체계, 방어용 무기체계다. 그것으로 동맹이 깨진다?"

문정인 "한국에서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협상이라는 건 주고 받는 것이다."


이호준은 "문정인 특보의 이 발언이 왜 그렇게 문제가 될까? 왜 이렇게 난리를 피워야 할까? 내가 보기엔 그른 말이 하나도 없는데"라며 글을 이었다.

"주권 국가가 그 정도 말도 못하나? 미국이라는 상대를 봐가며 얘기해야지 이 '중차대한' 시기에 철없이 떠들면 되겠냐고? 힘없는 나라는 그저 천 년 만 년 입 다물고 살아야 한다고? 그게 무슨 개떡 같은 소리야. 내가 무식해서 돌아가는 정세를 눈치 채지 못하는 건가?"

그는 "소위 보수언론에서는 '막말'이란다. 이제 물고 늘어질 때가 왔다고 신이 났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엎드려 빌기라도 할 태세"라며 "참 오래 참았다. 개가 똥 참 듯, 기레기짓 참느라 고생들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대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황교안까지 나서서 '부적절한 발언'이란다. 무슨 염치로? 야당은 썩은 짐승 만난 하이에나처럼 물고 늘어진다"며 "자유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미국에 가서 망동을 했다'며 즉각 해촉하란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참에 누가 세금을 허투루 썼는지 제대로 뒤져볼까?"라고 질타했다.

이호준은 끝으로 "하필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런 말을 했느냐는 의문 정도 갖는 건 그러려니 하겠다. 하지만 이렇게 악머구리 들끓 듯 할 일은 아니"라며 "미국은 조용한데 우리가 난리다. 마치 자해처럼 보인다. 이렇게라도 해야 미국이 용서해주는 건가? 난 아무래도 알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위험한 국민인가?"라고 강조했다.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소설가 이외수 역시 "육신도 영혼도 사대주의에 장아찌를 담그고 살아가는 부류들"이라며 "자주성을 시궁창에 통째로 내던져 버렸다는 사실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나라인지 모를 지경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