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그서 날아오른 이강원, 이제는 V-리그다

V-리그 입성 5시즌 만에 소속팀과 대표팀서 맹활약

V-리그 입단 5시즌 만에 소속팀 KB손해보험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이강원은 2017 월드리그를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사진=국제배구연맹 제공)
‘미완의 대기’가 제대로 날아올랐다. 이강원(KB손해보험)의 성공은 그래서 더 반갑다.

이강원은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무대에서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V-리그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달랐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그는 팀 사정상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드디어 이강원이 제대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KB손해보험의 간판 공격수였던 김요한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대신하며 사실상 주전으로 우뚝 섰다. 프로 입문 후 4시즌을 철저하게 ‘어둠’ 속에서 묵묵히 칼을 갈았던 이강원이 5시즌 만에 맞이하는 ‘빛’이었다.

소속팀에서 활약은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서재덕, 전광인(이상 한국전력)이 부상과 재활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가운데 김호철 감독은 이강원의 가능성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9경기에 모두 출전한 이강원은 125득점으로 2그룹에서 득점 6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배구가 월드리그에서 22년 만에 5승을 거두며 2그룹 잔류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분명한 ‘힘’은 이강원의 맹활약이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2017 월드리그에서 22년 만에 5승을 거두며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성과의 중심에는 이강원의 맹활약이 있다.(사진=국제배구연맹 제공)
월드리그 모든 일정을 마치고 20일 귀국한 이강원은 “재미있었다”고 짧지만 분명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셔서 책임감을 갖고 경기했다.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도 ‘에이스’나 ‘주포’ 이런 표현이 생소하다”며 손사래를 친 이강원은 이번 월드리그를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키가 큰 선수들과 경기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리그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명한 자신감을 선보였다.

이강원의 자신감은 단순히 선수 개인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월드리그에서의 맹활약에 소속팀에서의 주전 입지도 확고해졌다. 지난 19일 KB손해보험은 간판 공격수 김요한과 백업 세터 이효동과 묶어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하며 다음 시즌부터 이강원을 확실한 주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KB손해보험의 간판이었던 김요한의 트레이드 소식은 이강원에게도 분명한 부담이었다. 김요한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에 이강원은 “나는 내가 할 역할만 충실하게 하겠다”고 분명한 각오를 전했다.

네덜란드에서 시차 극복을 위해 많은 음식을 먹으며 버텼다는 이강원은 귀국 후 소속팀의 훈련장으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휴식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운동중독자’의 모습은 여전했다. 이강원의 새 시즌이 벌써 기대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