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해고건'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이 올라왔다. 이 대자보는 대전시 서구 둔산동 A아파트에서 경비원 14명을 해고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대자보를 쓴 주민은 "경비원 14명을 해고하면 연간 3억을 절약할 수 있다지만 추가 시설 설치 및 유지 비용도 들 것이고, 아이들의 안전등교며 눈 많이 온 날 주변 정리 해줄 분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입을 뗐다.
주민은 "최저 임금이 3천원 오른다고 할 때 경비원 14명을 유지하면 한 집당 한달에 1만5천원 가량을 부담한다"면서 "한달에 이 정도 금액을 부담해서 14가정의 가장이 해고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안정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을 펼쳤다.
이어 그는 각 동의 대표들이 주민의 동의 없이 경비 인원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은 "최저임금 인상해서 경비아저씨 같은 분 가정을 더 안정시키자고 했더니 해고하나? 이게 둔산동 A아파트 주민이 할 일인가"라며 "주민들 의견이나 물었나. 동대표들이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경비 14명을 해고 결정 내리나"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해고 결정부터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주민투표 없이 경비아저씨 14명을 실업자 만드는 게 최선인가. 동대표에게 한달에 1만 5천원 내 돈 절약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 관계자는 20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연금 받아 생활하시는 어르신분들도 있다"며 "이런 분들이 고정으로 지출하는 관리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경비 인원 감축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하지만 주민들의 잇따른 항의로 지난주 임시회의를 열었고 이 안건에 대해 주민투표를 하기로 했다"며 "20일 입주자대표회의를 다시 열어 투표 절차 등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와 유사한 경비원 대량 해고는 올해 초 일부 아파트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는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경비원 283명에 대해 해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경비원의 상황을 고려해 이에 반대했고 해당 안건은 48일만에 백지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