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역시 뒤늦게 영상의 힘을 빌리고자 노력 중이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라인 판독시스템을 뛰어넘어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s System·VAR)의 도입을 선언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과 최근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이 주된 시험무대였다. 지난 17일 개막한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VAR은 맹활약하고 있다.
VAR의 목표는 간단하다.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기관인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명백한 오심을 없애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VAR 설명회에서도 비슷한 설명이 이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7월 1일부터 K리그 클래식에 한해 VAR을 시범 도입한다. 시설비만 1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VAR은 다른 임무가 아닌 또 다른 심판일 뿐이다. 다만 특별한 4가지 상황에서 주심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클래식은 VAR을 운영할 별도의 공간에 두 명의 비디오 판독 심판과 영상전문가 1명이 배치돼 경기장에 배치된 카메라 12대가 제공하는 실시간 영상을 확인한다. 이를 위해 프로축구연맹은 은퇴한 심판 3명과 K리그에서 활약하는 주심 23명까지 총 26명의 비디오 판독 심판을 운영한다.
경기 운영의 주체인 선수와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다른 종목과 달리 축구는 오직 주심과 비디오 판독 심판에게만 VAR 확인 권한을 줬다. VAR을 요청하거나 판독 구역에 접근할 경우 선수는 경고,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는 퇴장이 주어진다. 비디오 판독에 필요한 시간은 제한이 없지만 필요 이상으로 지연돼 경기가 중단될 경우는 주심의 판단으로 VAR 중단 후 경기를 속개할 수 있다.
다만 VAR은 K리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범도입 단계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완전한 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오심을 줄여 심판 권위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는 주심이 판단을 보류하고 VAR에 의존하는 등의 예상 못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VAR은 심판의 권위 향상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라며 “이제 막 도입되는 단계인 만큼 솔직히 불안한 여지가 많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