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씨와 이름 마지막 한 글자까지 같은 은씨는 자신도 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친박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사무실에 은지원씨와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붙여 놓는가 하면 이따금 "청와대에 다녀오겠다"며 어디론가 향했다.
이 같은 모습에 속은 피해자들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박 전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행사' 등을 명목으로 그에게 1억9천여만 원을 건넸다. 그는 한 공연기획사에 '취임 3주년 기념행사' 후원금으로 1억 원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에서 자신이 은지원씨 친척이 아니라고 인정했던 그는 1심 유죄 판결에 항소한 뒤 "은지원과 먼 친척 관계"라고 말을 바꿨다. 은지원씨 측이 "친척이 아닐 뿐 아니라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법원에 밝혔지만, 그는 주장을 꺾지 않았다.
결국, 2심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2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1심의 징역형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에 위법이 없다"며 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