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 행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함께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6.15 공동선언은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북한의 핵과 도발을 불용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이루어 냈듯이 우리도 새롭게 담대한 구상과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것은 바로 북한"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함께 해 자리를 빛내 준 이희호 여사를 향해 "건강을 기원합니다"라며 "여사님께서 평화를 이룬 한반도를 보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꼭 좋은 세상 보십시오"라는 바람을 전했다.
박 시장은 개회사 중간에 "그동안 중앙정부가 좀 다른(보수) 정부여서 서울시가 할 수 없이 이 행사에 돈을 댔다. 이제 중앙정부가 가져 가셔도 좋다"라는 뼈있는 농담을 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6.15 행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왔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임채정 전 국회의장, 권노갑 상임고문, 임동원 전 장관, 천정배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자리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팽팽하게 맞서며 긴장관계를 형성했던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하면서, 김대중 정신의 계승자임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