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함께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 F'에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페이스 그린'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테이션F는 축구장 5개 크기인 3만 4000㎡ 규모의 캠퍼스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기업인 페이스북은 물론, 고객관리 솔루션 기업 젠데스크(Zendesk), 프랑스 최대 인터넷 쇼핑업체 방트 프리베(vente privee)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스테이션F에 참여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네이버와 라인은 페이스북과 같은 80석 규모로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나서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빅데이터와 AI, 전자상거래 분야에 강점을 가진 현지 스타트업들의 성장뿐 아니라, 스페이스 그린에 입주한 여러 업체들이 교류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파트너로서 협력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스타트업 육성센터가 통상적으로 3~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공간 활용 기간을 제한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사업 추진 방향이나 특성, 성과,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네이버와 라인이 보유한 서비스와 콘텐츠 분야에 대한 노하우도 스타트업들에게 공유한다. 네이버랩스 소속 엔지니어들과 기술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심도 깊은 파트너십도 맺어갈 방침이다.
스페이스 그린에 입주할 스타트업 선정은 아직 마무리 단계지만 '네이버와 라인이 잘하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이 우 순위에 오를 전망이다.
유럽은 구글, 애플 등으로 초창기 선두를 내주면서 미국보다는 조금 뒤쳐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높은 인터넷 이용률뿐 아니라 최근 정부주도의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토대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세계 인터넷 기업의 주목을 받는 시장으로 꼽힌다.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데다 유럽은 최근 구글세 등 구글의 독과점을 견제하는 등 '반(反)구글 정서가 강한 만큼 네이버는 현지의 숨겨진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해 전세계로 뻗어나갈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해 플뢰르 펠르랑(Fluer Pellerin) 전 프랑스 장관의 코렐리아 캐피탈에 K-펀드 1에 출자한 네이버는 프랑스의 하이엔드 음향기술 기업인 드비알레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유럽 내 역량 있는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해왔다.
이번 '스페이션 그린' 개소는 유럽 진출을 위해 의장직까지 버리고 떠난 이해진 창업자가 공식적으로 내딛는 첫 발이기도 하다. 아직까진 네이버 서비스가 낯선 유럽에서
사업을 물색해 온 이 전 의장이, 페이스북과 맞먹는 최대 규모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성숙 대표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한국 검색 시장과 아시아권 메신저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축적한 네이버와 라인은 그간의 성공 경험과 축적된 기술들을 바탕으로 유럽의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과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