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찰에 따르면 김모(25)씨는 지난 4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보도를 접한 뒤, 지난달 폭발물을 이용해 자신의 지도교수인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를 다치게 할 마음을 먹었다.
그는 공학도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지난 10일 폭발물을 만든 뒤 13일 텀블러를 이용해 만든 사제폭발물을 김 교수의 연구실 앞에 갖다 놓았다.박스의 테이프가 뜯기면서 폭발물의 기폭장치가 작동됐고, 김 교수는 화상을 입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범행동기와 관련해 "김 교수가 욕설을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이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일기장에는 김 교수에게 괴롭힘 당한 내용이 여러 차례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한 정황도 전해진다. 김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 한 대학원생은 "연구비가 원래 학생 개개인에게 나오는데 그걸 김 교수가 관리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공부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원생은 "김 교수가 의욕이 강해 자기 것만 챙긴다는 말이 돌았다"며 "교수가 원하는 만큼 성과가 없을 경우 학생들을 압박하다 보니, 연구를 그만두는 학생들도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자 김 교수를 포함해 주변인물들의 진술을 참고한 경찰은 김씨가 김 교수에 대해 원한의 감정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밤 늦게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