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기다려라, 가만히 있으라"라는 지시 때문에 대형 참사로 번진 것처럼 영국에서도 한밤중에 발생한 화재 대응방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언론은 이 아파트 관리회사가 지난 2014년 주민들에게 배포한 안내문에서 "다른 지시를 듣기 전까진 오랫동안 유지해온 '실내에 머무른다'(stay put)는 지시가 적용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하고 있다.
언론은 "이는 자신의 집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거나 집 밖 통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탈출하지 말고 집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권고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아파트 주민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아파트 건물내 부착된 화재 대피 안내판에도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안내판은 "만일 당신이 집안에서 안전하고 아파트 다른 곳에서 화재가 난 경우 현관문과 창문을 닫은 채 우선 안전하게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BBC 방송에 "'실내애 머물러 있으라'는 권고는 잘못된 권고"라고 비판했다.
또 "런던에 많은 시민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며 "잘못된 권고나 건물 유지 부실 때문에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아파트의 화재는 불길이 삽시간에 건물의 벽면을 타고 고층까지 번졌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아파트 안에 머물러 있을 경우 대형 화염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 내렸고 거리의 일부 주민들은 "(위험하다며) 뛰어 내리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화재가 나자 아파트 7층에 뛰쳐 나온 폴 무나크르씨는 "나는 화재 경보가 울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밖에서 나는 비명 소리를 듣고 무조건 아파트를 뛰쳐 나왔다"고 당시 다급했던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