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삿대질 대신 덕담·칭찬 오간 도종환 청문회

상임위 같이 활동한 野 의원들 "국민시인", "훌륭한 의정활동 해온 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거짓말할 줄 모르고 정직한 분이고, 혹 거짓말할 때는 얼굴에 표시가 나니까 정직하게 답변해 달라"

"국민 시인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국민들 아픔 달래주는 시를 써서 성과도 있었지만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초대 장관후보자로 지명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도종환 후보자는 우리 상임위 동료의원으로 모범적 의정활동 해오신 분이다"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서 열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인 자유한국당 이종배, 바른정당 김세연,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이 도 후보자를 향해 각각 한 말이다.

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통했다. 고성이 오갔던 앞선 청문회들과 달리 '국민시인','모범적 의정활동'이라는 덕담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한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청문회 초반만 해도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데 대 해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파행을 빚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에서는 우려와 달리 말랑말랑한 질문이 오가며 민감한 질문을 퍼부으며 진땀을 빼게 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사청문회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당초 도 후보자에 대한 교통법과 농지법 위반 관련해 등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도 후보자가 "미처 알지 못했다. 몸이 아파 농사지으면서 요양하며 살았다. 고의성은 없었다"며 몸을 낮추고 사과하면서 더 이상의 질문 공세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후보자 신상 문제는 질문 안하겠다"고 먼저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도 후보자의 과거 전교조 활동 이력, 북한 방문 이력 등과 관련해서는 야당의원들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도종환 후보자 하면 전교조가 연상되는데, 어디에도 전교조 이력이 없다. 왜 한 줄도 없냐"고 따져물었다.

같은 당 김석기 의원과 한선교 의원은 도 후보자의 북한 방문기중 "서울이 욕망의 빛깔, 평양의 빛은 그걸들을 털어버린 담백한 승복의 빛"이라고 표현한 부분을 언급하며 북한을 찬양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후보자는 "1989년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 당시 참여했지만 활동은 거의 못해, 이력으로 쓸만한 활동을 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또 방북기에 대해서는 북한을 잿빛 도시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문회에 앞서 논란이 됐던 고조선 등에 대한 역사관 문제와 관련해선 "제가 유사(類似)역사학을 추종해서 동북아 역사지도 사업을 중단시킨 것이 아니"라면서 "역사 문제는 학문적 연구와 토론을 통해 밝혀야 할 문제이며, 정치가 역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역 의원 25명이 청문회에 나섰으나 낙마한 사례가 한 번도 없다. 도 후보자 역시 '현역 프리패스'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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