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옆자리에 앉은 여성을 몰래 찍다 발각된 남성이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모대학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6월 12일 낮 1시경에 생긴 일'이라며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같은 날 오후 한 여성이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한 남성에게 몰카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글을 작성한 여학생은 "학교에 가기 위해 무궁화호 3호차 창가 쪽에 타고 있었다"며 "조금 뒤 이어폰을 꽂은 남학생이 옆자리에 앉았는데, 휴대폰을 어정쩡하게 들고 있어서 힐끗 보게 되었다"고 입을 뗐다.
여학생은 "그 학생은 자신의 왼쪽 무릎 사이드로 휴대폰을 들고 카메라 렌즈가 제 쪽이 보이도록 들고 있었는데, 중간중간 제 얼굴을 찍으려는 듯 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다시 그 자세를 취하는 행동을 반복해 의심이 됐다"며 "그러다 더욱 대담해지는 행동에 확신을 얻게 되었고 그 학생의 휴대폰을 잡으며 (사진) 갤러리를 좀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남성은 사진을 찍지 않았다며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았다. 여학생은 실랑이 끝에 휴대폰을 뺏어 "갤러리가 어디있냐"고 물었고, 남성은 "그럼 삭제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여학생은 이 상황을 돌이키며 "마치 자기가 아량을 베풀어 주는 듯한 말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여학생은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도촬한 남성과 함께 경찰서를 갔다. 확인 결과 남성의 휴대폰 속에선 해당 여학생을 찍은 7~8개의 영상 이외에 다른 여성을 도촬한 사진도 다수 발견됐다.
여학생은 이와 관련해 "나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도 안하고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며 그저 잘못 걸렸네 생각하고 있을 거 같은데 네가 한 행동은 명백히 범죄"라고 적었다.
또 "합의할 생각 전혀 없다"면서 "오늘 일을 경험하면서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느꼈고 카메라 렌즈가 참 공포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현재 해당 사건은 영주지방철도경찰대로 인계된 상태다.
영주지방철도경찰대 측은 14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조사가 끝난 상태"라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이야기할 수 없지만 추후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