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눈치정당?…"상황 본 뒤 청문회 결정"

국민의당 입장 따라 인사청문회 정국 대응…"원칙없다" 내부비판도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은 14일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참석 여부와 관련, 사실상 국민의당의 결정을 보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국회의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전날 임명하자 야3당이 일제히 반발한 가운데, 이날 청문회에 앞서 지도부가 구체 행동을 긴급 논의한 뒤 내놓은 결론이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원칙없이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긴급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보고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참여하지 않고 국민의당이 참여하는 상황이면, 저희는 일단 참여해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강하게 우리의 주장을 드러내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정했고, 상황에 따라 상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청문회에 참석하면 본인들도 참석해 임명 강행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여당으로부터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인사 임명은 향후에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 조차 "원칙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도 바른정당은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문제 인사이기에 보고서 채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이 내부적으로 터져나왔지만, 지도부는 국민의당 등의 스탠스를 보고 정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었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도 '보고서 채택 불가' 입장을 정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도부의 이 같은 입장은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과 입장을 달리하며 한국당과 엮여 강경입장을 보일 경우 '한국당 2중대'라는 비판 여론이 쏠릴 것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 경쟁자인 한국당과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정부 여당도 견제해야 하는 난감한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한 바른정당 의원은 "우리의 강점은 합리적으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에 있다"며 "지도부의 입장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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