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돌리네 습지', 국내 23번째 습지보호지역 지정

다른 돌리네와 달리 배수 안돼 습지 형성…야생생물 731종 터전

(자료=환경부 제공)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경북 문경 '돌리네 습지'가 국내 23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14일 "돌리네 습지는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높고 생물 다양성도 우수하다"며 "습지보전법 제8조 규정에 따라 내륙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돌리네'(doline)는 석회암지대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돼 형성된 접시모양의 웅덩이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 돼 보통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산북면 굴봉산 정상부에 형성된 문경 돌리네 습지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사례로, 면적은 49만 4434㎡에 이른다.

현재까지 국내서 확인된 돌리네 습지는 문경을 포함해 평창군 고마루, 정선군 발구덕‧산계령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논농사 등 경작 활동이 이뤄질 정도로 연중 일정량 이상의 수량이 유지되는 곳은 문경 돌리네 습지가 유일하다.

다른 돌리네 습지는 수량이 유지되는 기간이 연간 10일 미만인 반면, 문경 돌리네 습지는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고 남은 점토질 광물 등 불순물이 계속 쌓여 배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문경 돌리네 습지엔 수달과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6종을 비롯해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3종 등 731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면적은 좁지만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세부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 이곳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하는 한편, 경작활동으로 훼손된 사유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원래 지형으로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생태탐방로와 관찰데크 등을 설치해 생태관광명소로 개발하는 한편, 5년 주기의 습지 정밀조사와 분기별 모니터링을 통해 연구자료와 학술사례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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