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또 원정에서 패했다. 원정 무득점은 해소했지만 최종예선에서 치른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에 그치며 자칫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이 무산될 위기다.
한국 축구는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월드컵에 데뷔한 이래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자랑스러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위기로 내몰았다.
지난 3월 중국 원정에서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경질 위기에 내몰렸던 슈틸리케 감독은 가까스로 잔류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오히려 조기 소집과 현지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까지 전보다 나은 지원을 받고도 결과는 패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실상 결별이 유력하다.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서 반전에 성공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는 본선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세계랭킹 120위 이라크를 상대로 제대로 된 슈팅 하나 때리지 못하는 한국을 상대로 세계랭킹 88위 카타르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토록 칭찬해 마지않았던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 없이도 카타르는 한국의 골망을 세 번이나 흔들었다.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룰 기회는 아직 남았다. 하지만 전에 없는 난관이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에 이어 승점 1점차로 치열하게 조 2위 경쟁을 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싸워야 한다. 이란과 홈 경기는 다행스럽지만 우즈베키스탄과는 적지에서 싸워야 한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은 최악의 위기를 어떻게 헤치고 나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는 자신이 자초한 이 위기를 헤쳐나갈 기회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지도자 경력에서 또 한 번의 실패가 추가될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