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일하는 수 십여 개의 직종이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단지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절반의 임금, 차별, 반말과 무시 등의 대우를 받고있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재원 마련과 역차별 해소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것이 현실.
학교 내 다양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CBS가 짚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나는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입니다
②학교라는 '감옥' 속 '당직 기사'..."명절이 두렵다"
③11개월 쪼개기 계약…초등 스포츠강사의 눈물
④구멍 뚫은 잣에 솔잎 끼우기…교무행정사 눈물겨운 '접대'
⑤급식실 안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불가능할까?
⑥"실비 보험 들었지?" 급식실 산재 쉬쉬하는 학교
⑦학교 비정규직 대다수는 '여성'..인권 침해↑
⑧학교 비정규직 차별..."학생의 인성·가치관 형성에도 악영향"
(계속)
전문가들은 차별을 목격하는 등 차별에 노출된 학생들이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하나현 교수는 "어른들이 서로를 차별하는 장면에 아이들이 노출되었을 때 아이들도 영향을 받기 쉽다"며 "은연중에 무시하게 된다거나 예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직업 등 조건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대우해도 된다는 가치관이 심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잘못된 가치관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깔보거나 따돌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한다"며 "서로 상처를 입히고 사회성과 인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인정하기보다는 직업, 조건 등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누군가를 따돌림 시키는 등의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 교수는 더 나아가 학생 자신도 자신에 대한 평가를 외모, 성적 등 소위 '조건'과 '위치'로 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전지부 관계자 역시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문화가 있는 학교는 학생들의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한 번 이기면 모든 것을 다 가지는 승자독식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분위기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학교 비정규직의 차별적 근로실태파악을 위한 연구조사를 한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곳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가치를 깨우쳐 주고 인식하게 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사회적 문제가 되는 비정규직이 난무하고, 부당하고 관행적인 일과 차별이 당연한 듯 진행되면서 그러한 역할을 맡기에는 부적절해지고 있다"며 "미래의 사회인인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가치를 교육하기 위해서라도 관례화된 차별과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학교 비정규직 차별은 성장하는 학생들의 가치관과 인성뿐만 아니라 학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정규직 강사들은 매년 반복되는 '고용불안'이 학생들의 학업 연속성을 떨어뜨리는 등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지역 스포츠 강사 A(35)씨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여러 가지 활동과 기술을 가르치고 싶어도 11월만 되면 고용이 불안하다 보니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강사들의 불안은 학생을 가르치는 능률과 효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