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우버 엔지니어 였던 수전 파울러가 지난 2월 사내 성희롱 폭로 이후 수개월에 걸친 자체 조사를 벌인 우버는 최근 이사회 만장일치로 성 스캔들 대책 권고안을 통과시켰다.
외부 감사로 선임된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감사팀이 수개월 간 조사를 벌인 결과 우버 이사회는 11일(현지시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칼라닉 CEO와 그의 친한 친구인 에밀 마이클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칼라닉 CEO에 대해서는 장기 휴가로 처리해 당분간 회사 경영권에서 손을 떼도록 할 것으로 알려져 솜방망이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두 9명으로 구성되는 우버 이사회는 '최고 투표 지분'을 보유한 칼라닉 CEO를 포함해 공동창업자 그렛 캠프와 허핑턴과 같은 동맹군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현재 이사직 4 자리가 비어 있어 제대로 된 결정이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에밀 마이클 부사장의 빈자리는네슬레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완 링 마텔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칼라닉 CEO가 동반한 임원들과 함께 번호가 붙은 여종업원을 선택한 뒤 시중을 들게 하는 '룸살롱'에 다녀온 사실이 그의 여자친구였던 가비 홀즈워스의 폭로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해 인도에서 우버 승객 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한 우버 고위간부가 피해 여성의 의료정보를 불법 취득해 칼라닉 CEO와 이를 돌려본 사실도 공개됐다. 우버는 운전자의 혐의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강간 사건이 인도 내 우버 경쟁업체 중 한 곳에 의해 벌어진 음모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칼라닉 CEO 체제에서 이와 유사한 성추문이 수차례 발생하고 강압적인 업무 방식으로 압박을 받은 직원들의 항의와 진정이 있었지만 회사측은 이를 덮으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우버는 성추문 외에도 회사 운영에 있어 도덕적인 문제로 여러차례 도마위에 올랐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 웨이모의 핵심기술인 라이다(Lidar)를 비롯한 1만4천여개의 기술을 빼돌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오토를 차렸다가 우버에 6억8천만달러에 팔고 책임자로 있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의 기술 절도 사건, 경찰의 교통 단속 등을 피하는 프로그램인 '그레이 볼'과 리프트 등 경쟁 차량공유업체 기사를 감시하는 '헬'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운영하는 등 각종 불법 사건에 연루됐다.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이용자들은 불매운동에 나서며 우버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