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구성원 88% "고대영 현 사장 사퇴해야"

KBS 양대 노조와 10개 직능단체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고대영 현 사장의 사퇴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KBS 고대영 사장-이인호 이사장 거취에 대한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의 88%가 고대영 사장의 퇴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새노조와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 KBS 10개 협회(경영·기자·방송그래픽·방송기술인·아나운서·전국기자·전국촬영기자·촬영감독·카메라감독·PD협회)는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간부급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88%(2896명)가 고대영 사장의 퇴진에 동의했다. 사퇴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사퇴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하락(54%, 1765명)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조직개편·잡포스팅·수신료 포기 등 독선·무능 경영이 30%(999명), 측근·정실·'편가르기' 인사 2%(75명), 전 정권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현 정권과의 갈등 및 불화 불가피 2%(58명)를 기록했다.

반면, 고 사장의 사퇴를 반대한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3292명)의 12%인 396명으로 그 수가 압도적으로 적었다.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154명이 사퇴에는 공감하나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사장 임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127명은 부족한 부분은 다소 있지만 사퇴할 만큼 중대한 과실은 없다고, 92명은 자진사퇴가 아닌 방송법 개정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사장 교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을 만큼 잘해왔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32명)였다.

KBS이사회의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에 대해서도 다수의 구성원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인호 이사장 사퇴 혹은 이사회 해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90%(2967명)에 달했고, 아니라는 응답은 10%(325명)였다.

구체적으로 사퇴 이유를 물었을 때에는 시청자의 공익보다 정략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이사회 운영한 점(53%, 1758명)이 우선순위로 꼽혔다.

이후 고대영 사장의 독선 경영에 대한 견제 부족(20%, 652명), KBS 이사로서의 대표성 자격 부족(13%, 427명), 전 정권에서 임명받아 현 정권과의 갈등 및 불화 불가피(4%, 133명) 순의 답이 나왔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이사회·사장 선출 구조 개편, 2/3 특별다수제, 편성위원회 강화 등) 통과에 대한 견해를 묻기도 했다. 응답자의 94%인 3091명이 통과를 원했다.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서는 고대영 사장-이인호 이사장의 즉각 사퇴 요구 투쟁과 방송법 개정을 통한 사장-이사장 교체 투쟁 2가지를 병행 추진하자는 응답이 41%(1337명)로 가장 높았다.

즉각적인 사장과 이사장의 사퇴 요구 투쟁과 방송법 개정을 통한 사장과 이사장 교체 투쟁을 하자는 답은 각각 27%(886명), 27%(881명)로 나왔다. 사장-이사장 퇴진 투쟁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188명)였다.

만약 고대영 사장의 사퇴가 이루어진다면 KBS는 어떤 개혁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 묻자(2개까지 응답 가능) 제작자율성과 공정성 강화로 KBS 신뢰를 확보하자는 응답이 31%(2045명)로 가장 높았다.

독선경영(잡포스팅·조직개편·근무형태 변경)으로 훼손된 조직 원상회복 22%(1478명), 방송장악 규명과 부역자 청산 20%(1326명), 수신료 현실화를 통해 안정적인 KBS 미래 확보 12%(771명), 창의적인 프로그램 개발·인재 양성 등으로 경쟁력 상승 9%(590명), 미디어·기술 변화에 대응 위한 과감한 투자와 구조 개편 6%(374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설문대상 4975명 중 3292명이 답해 투표율은 66%였다.

12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1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무실에서 'KBS 전 직원 설문 결과 및 퇴진 투쟁 발표 기자회견-고대영·이인호는 즉각 물러나라!'이 열렸다. (사진=김수정 기자)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최근 '뉴스타파' 보도로 다시 주목받게 된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당시 대외협력 총괄 책임자가 고대영 사장(전 보도본부장)이었다는 것을 들어 "스스로 진실 고백하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고 사장은 2012년 구성원들의 신임투표에서 84%의 불신임을 받아 본부장에서 내려온 사람이다. KBS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첫 걸음은, 박근혜 정부가 내려보낸 낙하산들이 퇴진하는 것이다. 고 사장의 퇴진과 이인호 이사회의 해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표를 주최한 양대 노조와 10개 협회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50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계단에서 '고대영 퇴진 끝장 투쟁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한편, KBS는 기자회견 이후 공식입장을 내어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불법적 설문조사 실시에 유감을 표한다"며 "대다수 사원들은 정권교체기에 더 이상 CEO의 리더십 훼손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KBS는 "'즉각적인 사장과 이사장의 사퇴 요구 투쟁에 공감한다'는 답변은 응답자 중 27%에 불과하다. 설문 응답자가 66%인 점을 감안하면, 즉각 퇴진 27%는 전 직원의 17.8%에 해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현 KBS 사장은 과거와 달리 2014년 여야합의로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채택을 거쳐 임명되었고, 법에 정한 임기를 수행 중"이라며 사장 퇴진 요구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