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은 잊어달라" 돌아온 '나쁜사람' 노태강의 각오

평창동계올림픽, 문체부 직원 간 신뢰 회복 급선무

노태강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 나쁜사람'이라고 지목받고 좌천된 노태강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전 문체부 체육국장)이 첫 출근 각오를 밝혔다.

노 차관은 12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Mhz)와의 인터뷰에서 문체부로 다시 출근하는 심경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첫 등교하는 느낌이다"며 기대와 설렘이 교차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9일 청와대는 문체부 2차관에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을 발탁했다고 전격발표했다. 노 차관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참 나쁜사람"이라고 지목해 좌천된 당사자다.

그는 체육국장으로 일하던 때인 2013년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자 판정시비를 조사했지만, 청와대 입맛에 맞는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조치된 뒤 공직을 떠났다.

국정농단 사태의 피해자인 그가 명예를 회복하며 돌아가는 자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정농단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각종 비위를 저지른 김종 전 차관이 있던 자리이기도 해 주목을 받는다.


이에 대해 노 차관은 "2차관 자리는 훌륭한 선배 차관들이 일한 자리였다"며, "그 자리가 딱히 김종과는 연관성은 없다. 그러니 이제 김종은 잊어 달라"고 당부했다.

◇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감사 내용은 변하지 않을 것"

노 차관은 승마협회를 감사하라는 당시 청와대 등의 지시에 대해 "왜 (개별단체에 관심을 가질까는 궁금해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체육계에 관심을 보였기에 그 지시에는 놀라지 않았지만, 개별 경기단체 특히 승마협회는 (일반적으로) 관심 갖는 단체가 아니어서 놀랐었다"고 회상했다.

윗선의 지시로 감사한 결과 노 차관은 '개인 비리가 아닌 협회 내부 파벌싸움'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정부의 개입은 부적절하고, 비리 발생 요소를 찾아 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썼다.

'정유라가 억울하다'고 결론 내지 않은 것이 결국 화근이 돼, 결국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다.

노 차관은 "제 상관이 제가 마음에 안 든다면 인사가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상황은) 나보다 주위 동료 선후배들이 황당해했다. '보고서 하나로 이럴 수 있느냐'고 했다"며 "공무원 생활 30년만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고 기억했다.

그 일로 인해 시련을 겪었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승마협회 감사는) 간단한 사안이었고, 사실 보고는 당연했다. 소신까지 갈 일도 아니었다"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내용은 있는 그대로 보고할 것이다.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문체부 시급 사안 '평창올림픽과 직원 간 신뢰 회복'"

이날부터 새 출근하는 노 신임 차관은 문체부에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조직위원회와 강원도 그리고 문체부가 준비는 잘해왔다"고 격려했다.

이어 문체부 직원 사이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차관은 "문체부는 다른 부처에서 봐도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롭고 장벽이 없는 부처였는데, 그 신뢰관계가 3~4년 사이에 무너졌다"고 보았다.

이와 함께 아직 실체는 없고 소문만 무성한 체육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나 역시 소문만 들었다. (조사해서) 사실이라면 바로잡을 건 바로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