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성인 월드컵 우승 이후 51년 만에 처음으로 FIFA가 주최하는 주요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는 베네수엘라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당당히 U-20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이탈리아와 준결승 승리 이후 상당히 들뜬 모습이었다. 무려 51년 만에 FIFA가 주최하는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한 만큼 잉글랜드 전체가 흥분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의 승리를 손에 넣었지만 폴 심슨 감독은 생각보다 침착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결승을 1-0 승리로 마친 뒤 만난 심슨 감독은 “솔직히 결승전의 경기가 최상의 모습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후반에는 베네수엘라의 압박에 고전했다. 수비가 잘 견뎌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반에 나온 멋진 골도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였다. 그는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기쁘다. 전 세계에 있는 잉글랜드인 모두를 기쁘게 한 결과”라며 “우리는 3월 5일에 처음 모여 휴식도 반납한 채 최선을 다해 이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우승은 그런 희생의 보상이다. 단순히 기쁘다는 말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다”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비록 최상의 조선은 아니었지만 심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우리가 가진 선수 구성도 좋지만 단순히 선수가 우승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래시포드나 로버츠 같은 선수가 왔더라도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우승은 좋은 계획과 함께 선수, 스태프가 힘을 모아 이뤄낸 결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려 51년 만에 잉글랜드를 세계 축구계 정상에 올려놓은 심슨 감독이지만 그는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로서 월드컵 결승에 나서고 싶었지만 실력이 부족해 그럴 수는 없었다. 감독으로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내 미래는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결정할 것이다. 다만 나는 앞으로도 잉글랜드 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두다멜 감독은 "우승을 하고 귀국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우리 선수들은 이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내일부터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