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자랑이다. ‘흑표범’ 에우제비우(포르투갈)의 놀라운 활약과 프란츠 베켄바워(당시 서독)의 등장, 그리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북한의 8강 진출까지. 많은 이슈 속에 잉글랜드는 자국 팬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후 잉글랜드 축구는 세계 축구계의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모든 연령별 대회에서 번번이 우승 문턱도 가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축구종가’라는 허울만이 남았다.
하지만 201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51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잉글랜드 전역이 이번 대회에 온통 촉각을 곧추세우는 이유다.
잉글랜드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 결승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했다. 두 팀 모두 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만큼 승리를 향한 의지가 분명했다. 하지만 결국 1골 싸움에서 웃은 것은 잉글랜드였다.
이 승리로 잉글랜드는 U-20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잉글랜드의 이 대회 종전 최고기록은 1993년 호주 대회에서의 3위다.
잉글랜드는 전반 34분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이 경기에서 터진 유일한 골을 뽑아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칼버트-르윈은 후방에서 올라온 패스를 직접 머리로 떨군 뒤 때린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한 차례 막힌 것을 다시 슈팅으로 연결해 끝내 마무리했다.
잉글랜드의 우승은 행운도 크게 따른 결과다. 전반 24분 베네수엘라의 로날도 루세나가 다소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직접 강한 슈팅을 시도했고, 별다른 회전 없이 날아간 공은 골대에 맞고 나왔다.
0-1로 뒤진 후반 들어 거센 공세로 잉글랜드를 압박한 베네수엘라는 후반 29분 아달베르토 파냐란다가 페널티킥을 얻어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잉글랜드 골키퍼 프레데릭 우드먼의 선방에 막혀 결국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