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조위 조사관 모임은 이 책 『외면하고 회피했다』에서‘참사 당일 정부 대응 체계 정리’를 기초로 세월호 참사 당시 책임 주체들 그리고 책임의 계보를 들춰낸다.
저자들은 "세월호 참사 그날 누구도 지휘하지 않았다"면서 초기 구조에서 해경 지휘부가 적극적인 확인 조치를 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TRS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듣기만 하고, 퇴선 준비 같은 구체적 상황을 적극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진도VTS에게 맡기고, 목포서에 맡기고, 세월호 선장한테 맡기고, 123정장에게 맡겨두면, 다들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생각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상황 전파가 지체돼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다.
컨트롤 타워의 주체들인 대통령과 장관, 해경 지휘부, 관료 들의 무능하고 어이없는 행태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다.
참사 당일 관련 공무원들이 각자의 부서에서 수많은 업무를 수행했다고 했지만, 사실 그 일은 상부 기관이나 상급자를 위한 정보 수집과 보고 활동에 지나지 않았다.
'내 관할, 내 소관이 아니다'는 관료들의 영역 싸움을 중지시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권한이 주어진 곳은 대통령과 청와대밖에 없었지만 그곳에서 적절한 지시와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고 질타한다.
세월호특조위 조사관 모임 지음 | 북콤마 | 12,500원
그는 10ㆍ26 사건의 변호인들 중 1심부터 3심까지 줄곧 김재규의 변론을 맡은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이 책 『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에서 170일간의 재판 과정에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생생한 법정 진술을 비롯해 공판 조서, 수사 기록, 언론 보도 등의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10ㆍ26의 실체를 조명한다.
김재규는 10ㆍ26의 동기에 대해 유신독재 체제가 영구 집권의 흐름을 띠자 국민의 희생을 줄이고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김재규가 일찌감치 유신헌법을 회의하여 여러 방법으로 박정희를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우발적 행위가 아님을 강조했고, 재판부 및 검찰이 주장하는 ‘내란’은 법이 규정하는 내용에 조금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파한다.
저자는 김재규와 10ㆍ26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가능한 한 팩트(fact)를 찾아내 구체적 사실 관계를 밝히는 데만 주력한다.
10ㆍ26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또 5ㆍ6공을 지나면서 은폐되거나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안동일 지음 | 김영사 | 22,000원
그는 후속작인 이 책 『법정에 들어서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에서 재판관에 의해 진행되는 암울한 재판 현실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강력한 사법개혁을 역설한다.
특히 일본의 최고재판소 사무총국(우리나라의 법원행정처)이 법관의 독립성을 무시한 채 인사권을 무기로 상명하달로써 재판관을 통제하는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억울한 죄를 만들어내는 형사소송, 인권을 무시하는 국책수사, 정치가와 권력에 아부하는 명예훼손 소송,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해되는 행정소송, 주민이나 국민의 권리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 주민소송. 일본의 재판소는 이처럼 끔찍하게도 뒤떨어져 있다고 저자는 고발한다.
중세와 다를 바 없는 재판의 실상과 심층을 철저하게 파헤친 이 책의 내용이 우리나라 사법개혁에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기 히로시 지음 | 박현석 옮김 | 사과나무 | 19,000원
그는 이책『민주주의의 시간』에서 "민주주의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정치체제’가 아니다."면서 어떤 정치철학자도 민주주의를 ‘최선의 정체(politeia, polity, 政體)’로 정의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그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개선해 가려는 불완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 언저리에 위치해 있는 제도이자 규범일 뿐이므로 인간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과 긴장이 다른 어떤 체제보다 많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민주주의를 그 가치와 이상에 가깝게 실현하는 것을 정치 개혁이라고 한다면, 최고의 정치 개혁은 사회의 다양한 이익과 요구를 더 넓게 대변하고, 정부를 책임 있게 이끌 수 있는 유능한 팀으로서 정당을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박상훈 지음 | 후마니타스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