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니카이 간사장 ‘막말’ 논란…“이간세력 박멸해야”

위안부 재협상론자 지칭으로 해석 가능…극언에 가까운 거친 표현도 결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극언에 가까운 막말 표현으로 외교적 결례 논란을 낳고 있다.


11일 일본 아사히,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한국 도착 후 전남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관계를 멀리 떨어뜨리려 하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있다”며 “박멸”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런) 흉계를 꾸미는 일당”이 “한 줌”이 있다면서 “한국에도 있을지 모르니 찾으면 박멸해달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준영·윤영일 국회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한일 양국에 서로 우호적인 세력이 더 많고 앞으로도 우호관계를 증진해나가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일단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전례없이 악화된 양국 상황을 감안할 때 다른 해석도 가능해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그의 표현대로 “양국관계를 멀리 떨어뜨리려 하는” 세력이, 현 상황에선 위안부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국내 다수 여론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대선 후보들은 12.28 위안부 협상의 파기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워왔고,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역시 위안부 협상 결과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는 지난 9일 SBS 인터뷰에서도 “서로 이야기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이 돈도 지불했는데 처음부터 재협상하자는,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니카이 간사장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차치하더라도 “흉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하자는 거친 언사는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마이니치 신문은 “한일 우호의 강화를 호소하는 맥락에서의 발언이지만 과격한 표현에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 역시 “한일 우호를 호소하는 문맥으로 말했지만 위안부 문제 등 현안을 양국이 안고 있는 만큼 발언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니카이 간사장은 오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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