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트럼프, 북핵 문제로 '관심 돌리기' 가능성 있다

서정건 교수 "트럼프의 '국면 전환' 위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 등 면밀히 살펴봐야"

- 탄핵 위기 트럼프, 국민 관심 돌리기 위해 '엉뚱한 일' 벌이는 상황 될 수도
- 북한핵은 미국 내에서도 중요한 안보적 문제로 급부상
- '빅 딜' 또는 안보적 군사적 조치 가능성 살펴봐야
- 탄핵 자체는 아직 유동적…결정적 증거는 없는 상황
- 2018 중간선거 앞둔 민주당 입장에선 트럼프가 남아있어 주는 편이 나을 수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9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정건 교수(경희대)

◇ 정관용>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길로 접어들까요. 우리 시각으로 어젯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나와서 러시아 스캔들 관련해서 수사중단 압력을 넣었다,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사법방해라고 느꼈다, 이런 발언들을 내놨습니다. 경희대학교 서정건 교수, 안녕하세요?

◆ 서정건>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어떤 증언이 가장 주목되셨어요, 서 교수께서는?

◆ 서정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어젯밤 11시부터 정말 미국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코미 전 국장 증언이 열렸는데요. 사실 증언 내용들은 그 전날 CNN에서 이미 문서로 된 내용들을 어느 정도 많이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 내용에 있어서 새롭고 충격적인 어떤 것이 나왔다기보다는, 코미 전 국장의 모두 발언에서 FBI가 가지는 미국 정치, 미국 역사에서의 위상, 이런 것들을 코미 전 국장이 쭉 설명을 하는 그런 과정이 저는 오히려 인상적이었습니다.

얼마나 중립적이여야 하고 얼마나 대통령이나 의회나 이런 외부 정치세력으로부터 간섭받으면 안 되는가, 그리고 자신이 그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해 왔고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자랑스러웠다라고 하는, FBI라고 하는 미국 수사기관에 대한 자긍심을 모두발언으로 이야기하는데요. 그게 저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FBI 국장은 임기도 대통령이 마음대로 못하게 10년으로 하고 있잖아요.

◆ 서정건> 원래 예전 FBI 국장은 죽을 때까지 했던 후버라는 국장이 있었고요. 그 이후에 FBI 국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했었는데 사실은 이번에 특검에 임명된 로버트 뮬러라고 하는 특별검사 같은 경우도 2001년 9. 11 사태 바로 전주에 FBI 국장으로 임명돼서 10년을 재직하고 워낙 잘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다가 2년 더하게 해 달라, 라고 해서 이제 그런 임기에 대한 조항들이 새로 생겨난 상황이죠.

◇ 정관용> 어쨌든 코미 전 국장이 모두발언에 이런 얘기를 쭉 했다는 얘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그런 미국 역사에서 너무나 잘 지켜져야 할 FBI의 위상을 침해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거 아닙니까?

◆ 서정건> 맞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수사중단해라, 이런 얘기를 대통령이 하지 말아야 되는 거죠. 간단히 말하면?

◆ 서정건> 그렇죠. 기본적으로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FBI라고 하는 수사기관의 독립성, 중립성 같은 것들을 대통령이 먼저 치고 나와서 훼손하는 상황이 돼 버린 거니까요.

사실 미국 정치가 아무리 어려움도 있고 또 굉장히 논란거리도 있습니다마는 그런 23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오는 근저에는 미국 제도들에 대한 신뢰랄까요. 제도들에 대한 어떤 가치랄까 이런 것들을 지켜내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어 왔는데, 이번에 트럼프가 코미 국장 불러서 플린 전 안보보좌관 수사를 중단해라, 그 사람 좋은 사람이다. 이런 식의 내용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코미 전 국장이 증언을 한 셈이죠.

◇ 정관용> 여론 동향이 어때요? 보도를 보니까 미국 국민들은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이 TV를 지켜본 사람까지 있다던데요.

◆ 서정건> 그렇다고 알려져 있고요. 또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저희가 기본적으로 인식을 가져야 되는 것이 2017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했지만 미국 인구 총투표수로 따지고 보면 힐러리한테 300만 표 이상 진 대통령이죠.

◇ 정관용> 그랬죠.

◆ 서정건> 그러니까 미국에서 나오는 소식들의 대부분이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CNN 같은 미국 주류 언론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트럼프한테 기본적으로는 불리한 내용들이 저희한테 쉽게 전달되는 그런 측면도 있지만 어쨌건 이번 코미 전 국장의 상원정보위원회 증언은 핵폭탄급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 정관용> CNN뿐이 아니라 보수적인 폭스뉴스에서도 또 트럼프가 문제다, 이런 발언이 나온다면서요?

◆ 서정건> 물론이죠. 사실 폭스뉴스가 보수적이지만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적극 지지한 언론기관은 또 아니거든요.

폭스뉴스라는 것이 굉장히 전통적인 보수 언론매체이지만 그 전통적인 보수라는 가치는 공화당과 연결돼 있는 것이지 트럼프라는 아웃사이드 후보와는 그닥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요. 그 여자 아나운서와 트럼프와의 설전 이런 것들도 사실 폭스뉴스에 해당되는 사항이었죠.

그렇지만 폭스뉴스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하지만 코미 전 국장에 대해서 소위 리킹(leaking), '정보 유출' 이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시비를 많이 걸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이제, 탄핵 쪽으로 갑니까, 못 갑니까?

경희대 서정건 교수(사진=시사자키)
◆ 서정건>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은 아닌 것이 예전에 리차드 닉슨의 74년에 워터게이트 스캔들 때도 굉장히 여러 가지 증언들도 있었고 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 그런 것들이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시간을 지체했던 전례가 있고요. 어저께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서도 이전에 저희가 알고 있었던 내용에서 추가돼서 무언가 새로 발견된 핵폭탄급의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고요.

민주당 입장에서는 사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되찾아오는 일이 가장 민주당한테는 급선무인데 트럼프가 백악관에 남아 있는 것이 민주당 지지자들로 하여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찍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탄핵이 돼서 마이크 펜스라는 부통령, 정통적 공화당, 차분하고 이성적인 그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돼버리면 중간선거는 가뜩이나 투표율이 낮은데 그대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민주당에는 불리한 선거 국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민주당 지도부는 굉장히 지금 신중한 입장입니다.


◇ 정관용> 그럼 역으로 생각하면 공화당 지도부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놔두면 중간선거에서 우리 참패한다', 이렇게 생각을 바꿀 수도 있잖아요?

◆ 서정건>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의석수 차이가 조금 크고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미국 보수 유권자들의 숫자도 만만치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닉슨이나 클린턴이나 다 대통령과 의회의 소속당이 다른 상황에서 탄핵 정국으로 흘러갔는데, 이번은 트럼프도 공화당, 의회도 공화당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무언가 움직임을 보이고 실천적인 구체적인 작업을 벌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거의 상황 종료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 정관용> 그런데 아직 공화당이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단계다?

◆ 서정건> 네. 라이언이라고 하는 공화당 하원의장이 한 말은 '이건 분명히 잘못된 거다. FBI 국장에게 수사 중단 지시를 내린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하는 입장문만 발표하고 더 이상은 침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아까 서 교수께서 아직은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특검이 수사를 하지 않겠습니까?

◆ 서정건> 특검이 수사를 시작했죠.

◇ 정관용> 그 수사에서 뭐가 나오느냐, 여기 달린 겁니까?

◆ 서정건> 그 수사에서 특검에 임명된 뮬러 전 FBI 국장이 밝혀내는 그 가능성 중에 예를 들면 러시아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받았다거나 혹은 트럼프 개인의 어떤 윤리적인 처신 문제, 사실 윤리적인 처신 문제 관련해서는 지금 굉장히 많은 소문이 무성한 상황입니다, 그런 것들을 확실한 증거로 특검이 밝혀낸다고 하면 공화당으로서도 더 이상 지켜줄 수 없는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죠.

◇ 정관용> 특검의 수사기한은 정해져 있나요?

◆ 서정건> 기한 같은 건 정해져 있지 않고요. 그리고 특검이 금방 안 끝납니다. 몇 달 증인들 불러야 되고요. 수사도 해야 되고요. 굉장히 오래 갈 겁니다.

◇ 정관용> 우리로서 걱정 중의 하나는 트럼프가 자기 코가 석자인 상태에 빠지면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서 혹시 엉뚱한 짓을 벌이지 않을까. 그게 혹시 한국에 대해서 한미 FTA 압력이라든지 북한에 대한 무슨 선제타격이랄지 이런 식으로 가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는데. 그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서정건>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 가능성은 없다라고 저희가 배제하고 트럼프를 믿기에는 트럼프가 너무 위험한 인물이고요.

사실 코미 전 국장 증언하는 날에도 트럼프는 미국 오하이오에 가서 사회간접자본을 굉장히 늘리겠다 하는 선심성 공약 혹은 정책 발표를 하게 되죠. 그러니까 '물타기'라든지 시선 돌리기라든지 이런 쪽에 비즈니스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능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한미FTA 같은 경우에는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 파급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선택지는 적은 걸로 보이지만, 북한 문제는 이미 2015년, 2016년을 거치면서 굉장히 미국 국내 여론에서는 중요한 안보문제로 급부상을 해 버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북한문제를 가지고 무언가 빅딜을 한다든지, 아니면 안보적인 군사적인 어떤 조치를 취한다든지,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희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트럼프의 거취까지도 걱정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군요.

◆ 서정건> 그러게 말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정건>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대학교 서정건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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