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32강전에서 이겨 16강에 오른 이상엽(23), 장이근(24), 박상현(34)이 꿈꾸는 목표다.
작년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이상엽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냈다.
이날 2회전에서 전남오픈 우승자 김성용(41)을 만난 이상엽은 5홀차 대승을 거둬 체력까지 비축했다.
샷 난조로 6번홀까지 보기 4개를 쏟아낸 김성용에 5홀차로 앞선 이상엽은 7번홀(파4)에서 75m 샷 이글로 결정타를 날렸다.
이상엽은 14번홀(파3)에서 5홀을 앞서 가볍게 경기를 끝냈다.
이상엽은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은 지킨 것 같다"면서 "남은 경기는 부담 없이 치르겠다"고 말했지만, 대회 2연패에 대한 의욕은 숨기지 않았다.
지난 4일 코오롱 한국오픈을 제패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장이근은 박효원(30)을 4홀차로 제압하고 16강에 안착해 2주 연속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장타력이 돋보이는 장이근은 15번홀까지 6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공격적인 플레이 끝에 버디 2개에 그친 박효원을 압도했다.
미국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낸 장이근은 "미국에서 아마추어 대회는 매치플레이로 열리기에 매치플레이 경험이 많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6차례 매치를 모두 이기고도 3위에 그친 박상현은 이창우(24)를 2홀차로 따돌렸다.
박상현은 지난해 16강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뒀지만 이긴 홀 차이에서 밀려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박상현은 전날 1회전을 통과한 뒤 "약이 올라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어 출전했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16강 조별리그에서는 최대한 초반부터 버디를 노리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쳐 작년처럼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2010년 이 대회 우승자 강경남(27)은 친구 문경준(28)을 따돌리고 16강에 안착했고 2015년 챔피언 이형준(25)도 윤정호(26)을 꺾고 16강에 합류해 대회 두 번째 정상을 노크한다.
'어린 왕자' 송영한(26)도 국내 1인자 최진호(33)를 꺾고 올라온 권성열(31)의 돌풍을 잠재우고 16강에 합류했다.
변진재(29), 전가람(22), 주흥철(36), 송기준(30), 박재범(35), 김승혁(31), 김비오(27), 문도엽(26), 이정환(26), 김태훈(32)도 16강에 진출했다.
송기준은 4번홀(파3·160야드)에서 생애 첫 홀인원의 기쁨도 누렸다.
그는 "짜릿했지만 기쁨은 뒤로하고 5번홀부터는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홀인원에 따로 부상이 없다.
16명의 선수는 10일에 16강 조별리그 2경기씩을 치른다.
4개 조로 나눠 치르는 조별리그는 같은 조 4명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대결해 조마다 1∼4위를 가려낸다.
각 조 1위 선수 4명 가운데 상위 2명은 결승에 진출하고 하위 2명은 3-4위전에 나선다. 각 조 2∼4위 선수들은 순위에 따라 15~16위전부터 5~6위전을 벌인다.
순위는 다승이 우선이지만 승수가 같으면 이긴 홀이 많은 순으로 매긴다.
11일에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뒤 곧바로 결승전 등 최종 순위전에 나선다.
16강 진출 선수는 10일부터 11일까지 매일 2차례 매치를 벌여야 한다.
체력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상현은 "오늘은 연습도 조금만 하도 숙소에 가서 푹 쉬겠다"고 말했다. 36살 노장 주흥철은 "대회 기간 내내 매일 9시간씩 숙면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고 9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는 강경남은 "체력을 아끼려면 초반에 승부를 내야한다"면서 공격적 플레이를 예고했다.